사명 변경과 24시간 체제 전환, 숍인숍 형태 편의점 운영 등 다양한 변신 시도 예상"사명 변경 및 24시간 전환은 인지도 향상에 영향 미비"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31일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했다. ⓒ신세계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31일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했다. ⓒ신세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지부진한 위드미 살리기에 직접 나서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그러나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업계 빅3가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위드미의 변신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지는 의문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에서 "위드미 점포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한 달안에 획기적인 방법을 발표할 것"이라고 깜짝 발언을 했다.

    편의점 업계는 정 부회장이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새로운 혁신을 시도한 만큼 이번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위드미의 성장세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정 부회장이 밝힌 획기적인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업계에선 사명 변경과 24시간 운영 전환, 숍인숍 형태의 편의점 운영 등이 유력하다고 점치고 있다. 특히 브랜드 명인 '위드미'의 경우 신세계나 이마트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만큼, 사명 변경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위드미는 지난해 7월 위드미에프에스에서 이마트위드미로 법인명을 변경한 바 있지만, 대중에게 알리는데는 실패했다.

    새로운 사명은 '이마트 24' 혹은 'e24'가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일 이마트가 특허청에 'e24'를 특허 출원한 만큼 사명은 후자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사명에 '24'가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현재 34% 점포에서만 24시간을 운영하는 위드미 운영방식도 전면 24시간 운영 체제로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숍인숍' 형태로 위드미가 운영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스타필드 코엑스점에 입점한 위드미 직영점은 '바르다 김선생'을 점포 내 입점시킨 숍인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 ▲ 특허청에 올라온 e24 상표. ⓒ특허청 홈페이지
    ▲ 특허청에 올라온 e24 상표. ⓒ특허청 홈페이지


    이러한 다양한 변신 가능성에도 관련 업계는 정 부회장이 밝힌 획기적인 방법이 이뿐이라면 위드미의 점유율 확대 및 인지도 향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시간 운영 체제 변경은 기존 위드미가 강조해온 '3무(無) 정책'(로열티·위약금·24시간 영업 강제 없음)을 부정하고 기존 편의점과 같은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3무 정책은 편의점 사업에 늦게 뛰어든 이마트가 가맹점주들을 모집하기 위한 새로운 상생 모델이었지만, 현재 1위 업체인 CU와 비교해 점포 수가 10분의 1에 수준에 그치면서 규모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명 변경에 대해서는 위드미라는 브랜드 파워가 약해 이마트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 또한 점유율 확산에는 크게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사명 변경을 하게 되면 인테리어 교체 비용 등을 본사에서 감당해야 하고 그동안 쌓아둔 위드미라는 인지도를 함께 가져가려면 상당한 마케팅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CU와 GS25도 기존 훼리미마트와 LG25에서 사명을 변경하면서 상당한 금액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사명을 변경한 CU는 브랜드 변경 비용으로 500억원가량의 금액이 투입됐다.

    이러한 비용은 위드미의 적자가 2015년 262억원에서 지난해 350억원으로 33%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적잖은 부담이다. 

    매장 전체를 숍입숍 형태로 변경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특수 점포에 시행될 경우 시너지가 크지만, 상권 분석 없이 가맹점을 포함한 위드미(2104개) 전체로 확장하게 되면 점주들과 마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 위드미 BI. ⓒ위드미
    ▲ 위드미 BI. ⓒ위드미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말한 획기적인 방법이 현재까지 예견된 정도의 수준이라면, 위드미의 단시간 인지도나 점유율 증가 가능성은 낮다"며 "정용진 부회장이 업계에 신선한 혁신을 이어가는 인물인 만큼, 아직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섣부른 판단을 금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까지 나온 이야기는 편의점 업계에서 크게 반향을 일으킬 내용이 아니다"라며 "다만 정 부회장의 발언 이후 위드미가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어 대중들의 시선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위드미 측도 아직 정용진 부회장이 밝힌 획기적인 방법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위드미 관계자는 "사명 변경에 대해 내부 논의가 있는 것은 맞지만, '24'라는 표현도 현재는 미정"이라며 "점포를 24시간 운영할지 여부를 포함해 현재 나오는 이야기 모두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