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접근성 개선, 890만명 이용… KTX 서비스 향상 견인
  • ▲ 수서발 고속철과 승무원.ⓒ㈜SR
    ▲ 수서발 고속철과 승무원.ⓒ㈜SR

    개통 6개월을 맞은 수서발 고속철(SRT)이 국민의 발로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고 있다.

    무엇보다 KTX와의 경쟁으로 고속철도 서비스 향상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5월 황금연휴 때 6만7661명 이용… 하루 최다 기록

    12일 SRT 운영사인 ㈜에스알(SR)에 따르면 지난 8일로 SRT가 개통한 지 만 6개월이 지났다. SRT는 지난해 12월9일 개통했다.

    이 기간 총이용객 수는 889만6178명으로 경부선 684만명, 호남선 205만명이 이용했다. 하루 평균 4만8880명꼴이다. 하루 최다 이용객 수는 징검다리 황금연휴가 있던 지난 5월7일 기록한 6만7661명이다.

    평일(월~목요일) 1일 평균 4만3297명, 주말 평균 5만8299명이 SRT를 탔다. 좌석이용률은 경부선이 평일 90.1%, 주말 103.6%, 호남선이 평일 60.3%, 주말 81.5%를 보였다.

    구간별로는 수서~부산 하루 평균 이용객이 7470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수서~동대구 5911명, 수서~광주송정 3751명, 수서~대전 3235명, 수서~울산 2180명의 순이었다.

    역 이용객 수는 수서역이 하루 평균 3만1333명, 동탄역 5479명, 지제역 1913명이었다. 전용역 말고는 부산역 1만4583명, 동대구역 1만1596명, 대전역 6964명, 광주송정역 5595명으로 나타났다.

    월별 이용객 추이는 지난해 12월 4만3870명에서 지난달 5만2585명으로 반년 동안 19.9% 증가했다.

    SR 관계자는 "3월 평균 이용객이 4만6656명으로 전달 4만9379명보다 2723명 줄었는데 이는 3월이 전통적인 여행비수기이기 때문"이라며 "이용객 수는 매월 안정적으로 증가해왔다"고 말했다.

    ◇'10분 빠르고 10% 싸게'… KTX도 덩달아 서비스 개선

    SRT는 도입 초기 KTX보다 '10분 빠르고 10% 싸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비스도 차별화 전략을 폈다. KTX보다 넉넉하고 쾌적한 좌석 공간, 특실 내 항공기형 선반 설치와 간식 서비스, 전 좌석 콘센트 설치, 무선인터넷 용량 확대 등이 그것이다.

    항공사 수준의 서비스 교육을 받은 승무원을 고객이 몰리는 시간에 확대 배치해 고객 응대에 나선 것도 호평을 받았다.

  • ▲ SRT 승무원.ⓒ㈜SR
    ▲ SRT 승무원.ⓒ㈜SR

    무엇보다 SRT 도입에 따른 최대 효과는 고속열차 서비스의 상향 평준화이다. 117년 철도 역사상 처음으로 경쟁시대를 열면서 KTX 서비스가 덩달아 개선된 것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SRT가 10% 싼 요금을 선보이자 2013년 폐지했던 마일리지제도를 부활했다. 적립 폭도 확대했다.

    인터넷 특가 할인율도 기존 5~20%에서 10~30%로 높였다. 승차율이 낮은 일부 열차에는 파격적으로 50% 할인 승차권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역-경부선, 용산역-호남선의 전용역 구분을 없애고 가까운 역에서 열차를 골라 이용할 수 있게 해 이용객 접근성도 높였다.

    서울역에는 지하 환승통로를 신설해 연계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남부지역 고객을 유치하고자 사당~광명, 송내~광명 구간에 셔틀버스도 도입했다.

    KTX 열차에도 전원 콘센트를 설치하고 초창기 폐지했던 특실 서비스도 부활했다.

    SR 관계자는 "(코레일이) 서울역에 비즈니스 라운지를 운영하고 7년 만에 직원 유니폼도 교체하는 등 변화를 보인 것도 SRT 개통의 영향으로 평가된다"며 "SRT와 KTX 간 경쟁이 이용객 편의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SRT의 성공적인 안착은 철도재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통연구원(KOTI) 분석으로는 고속철 선로사용료는 2015년 5000억원쯤에서 올해 7200억원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선로사용료는 KTX는 매출액의 34%, SRT는 50%를 각각 낸다. 선로사용료 증가는 철도 건설로 발생한 부채의 감소로 이어진다.

    SRT 개통에 따른 코레일의 매출 손실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SR 관계자는 "애초 SRT가 개통하면 KTX 승객이 하루 평균 1만4533명 줄어 코레일 매출이 줄 것으로 예상됐다"며 "하지만 (코레일로선) KTX 열차 임대로 운영비 등이 줄고, SR이 차량 임대료 등으로 1100억원쯤을 수탁비용으로 지급하는 것을 고려하면 SRT 개통이 코레일 수익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 ▲ 수서역.ⓒ㈜SR
    ▲ 수서역.ⓒ㈜SR

    ◇주변 도시와의 연계교통편 확충은 과제

    SRT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없지 않다.

    우선 경기 구리, 하남, 남양주, 광주 등 인근 도시와의 연계교통 확충은 시급한 과제다. 정부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연계 등 중장기적으로 수서역을 동남권 교통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연계교통편이 부족하다 보니 승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

    평일 수요 확대와 다양한 열차상품 개발도 풀어야 할 숙제다.

    SR 관계자는 "수서역을 동남권 교통의 중심지로 육성하려면 수서역만의 문화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며 "수서역을 지역의 문화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