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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산업의 아주캐피탈 지분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직원들의 고용 승계 문제 등 노사 갈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사모펀드(PEF)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이달 말께 아주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 인수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과 아주산업이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되면 아주캐피탈과 아주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의 주인이 바뀐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아주캐피탈 매각 대금 펀드 3100억원 중 1000억원을 우리은행이 조달했으며, 우리은행은 SPC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해 2년 후 아주캐피탈을 직접 매수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놨다.
이처럼 우리은행이라는 뒷배로 사모펀드가 아주캐피탈 인수에 나서면서 매각 성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2014년 이후 두 차례 걸친 매각 무산 이력에다 시장 지위 위축, 조달 비용 부담 확대 영향 등으로 신용등급 조정 여파까지 겹친 터라 이번이 아주캐피탈에 대한 값어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주산업은 아주캐피탈에 대한 매각 의지가 계속 있었다"며 "과거에 비해 점차 시장 지위가 낮아지고 수익이 줄어들면서 매물 가치가 하락해 향후 매각을 시도한다고 해도 제값을 받을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이번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실제로 자동차금융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잇따라 한국GM, 쌍용자동차의 전속 계약이 끝나면서 캡티브 시장을 잃었다.
이에 할부금융·리스 등 여신전문업계 전체 시장에서 아주캐피탈의 시장 점유율(별도 관리자산 잔액 기준)은 지난해 말 기준 3.96%로 2014년 말 5.74%에 비해 2%포인트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다만 아주캐피탈 매각 계약이 체결된다 해도 변수는 남아있다. 고용 승계 등을 포함한 노조와 필요한 협의 등이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아주캐피탈 지부는 지난 4월17일 아주산업의 아주캐피탈 지분 매각과 관련해 고용 승계 문제 등에 대해 사측에 질문했지만 두 달이 넘은 현재까지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회사 매각시 직원들이 중요한 이해관계자 중 하나임에도 사측으로부터 어떤 입장이나 상황 설명 등을 듣지 못한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고용안정협약 작성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아 공식 전달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며 "오는 22일 서울 강남구의 노조 사무실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향후 노조의 방침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4년 아주캐피탈 매각시 일본계 금융사인 J트러스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도 당시 매각 가격 이견과 노조의 반발 등으로 매각이 불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