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연합' 컨소시엄 우선협상자 선정"3조 투입 지분 15% 확보…다양한 협력관계 등 사업기회 확보"
  • ▲ 자료사진. ⓒSK하이닉스
    ▲ 자료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각각 글로벌 점유율 4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바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미일연합' 컨소시엄을 매각 입찰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계약은 오는 28일 주주총회 전까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와 미국 사모펀드, 일본의 산업혁신기구 등이 참여한다. 인수금액은 20조원 가량으로 SK하이닉스는 3조원을 들여 지분의 15%를 확보한다.

    재무 투자자로 참여하고 경영권도 일본이 가져가게 되지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도시바 메모리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다양한 협력 관계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회계부정 적발 후 재기를 위한 미국 원천사업을 진행한 도시바는 손실 규모가 7조원에 이르며 자본잠식 위기에 몰렸고, 기업 핵심사업인 반도체사업부 분사를 결정했다.

    세계 2위 D램과 비교해 낸드플래시 경쟁력이 취약했던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전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실제로도 SK하이닉스는 올해에만 7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고 최근에는 반도체 웨이퍼 전문업체 LG실트론은 62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SK하이닉스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데다 직접 출자 주체도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 유출에 민감한 일본 여론을 자극할 경우 협상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자중하는 분위기다.

    한편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우선협상자 선정 소식에 글로벌 1위 삼성전자는 큰 영향이 없다는 반응이다. 점유율에 변동은 생길 수 있지만 기술력 차이가 커 사업에 부정적 영향이 생길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4세대(64단) 256기가비트(Gb) 3bit V낸드플래시에 대한 본격 양산에 돌입하며 4세대 V낸드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기술력 격차를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