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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원 SK플래닛 대표가 11번가 매각설을 공식 부인하면서 11번가가 어떤 자구책으로 돌파구를 찾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가 최근 e커머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직구(해외 상품 직접 구매) 카테고리 강화 등 사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 실적을 보면 2015년 58억원이었던 영업손실액은 지난해에 3651억원으로 60배 넘게 손실 규모가 불어났다. 이 중 1800억~2000억원 가랑이 11번가에서 발생한 손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반면 매출이 떨어지는 가운데도 직구 카테고리의 매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직구 전체시장 규모는 연간 2조원대로 직전년도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11번가 해외쇼핑 카테고리는 최근 3년간(2014~2016년) 연평균 30~40% 수준의 매출 성장율을 이어가고 있다. 11번가에서 직구 카테고리 사업을 강화하려는 이유다.
11번가 측은 업계 1위인 이베이와 비교해 단독으로 보유한 셀러들도 많고 현재 등록상품 수만 약 1000만개로 해외 각국의 디지털, 스포츠, 패션, 식품, 화장품 등 전 카테고리 상품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번가는 지난해부터 '맥스머슬'(건강식품), '리볼브'(패션), '라쿠텐', '스트로베리넷'(뷰티) 등각 분야 대표 글로벌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 11번가를 통해 전세계 글로벌 쇼핑을 할 수 있다.
이달에는 '포워드'(럭셔리) 입점, '육스' 제휴 등을 통해 다양한 카테고리 내 상품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하고 있다.
직구 카테고리는 오프라인 매장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필요가 없고 아직 시장의 절대 강자도 존재하지 않아 전망도 밝은 편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대형 쇼핑몰을 통해 직구를 이용할 경우 '파손된 상품 배송', '상품배송 지연', '반품 불가' 등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어 반응이 좋다.
이 밖에 11번가는 편의점 CU와 제휴를 통한 O2O 서비스(온·오프라인연계) 강화, 국내 중소 제조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프리미엄 UHD TV 단독 판매, AI챗봇 서비스를 통한 맞춤형 쇼핑 등 사업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직구의 경우 아직 매출 비중이 큰 편이 아니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오히려 더 주목해야할 카테고리"라며 "제조사와의 제휴 강화, 신선식품, 직구 등 여러 사업 다각화를 통해 업계 내 커머스리더십을 꾸준히 제고하고 의미있는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직구나 사업 다각화는 지난해부터 강화하고 있는 전략으로 매각설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
한편 SK플래닛이 최근 경영실적 등이 악화되자 일각에서는 SK플래닛이 11번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서성원 대표는 사내 인트라넷망을 통해 "11번가의 분사, 합작 관련 보도에 많이 놀라셨을 것"이라며 "몇몇 언론사에서 이야기하는 '분사 후 매각'이라는 옵션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서 대표는 "우리 회사는 획기적 돌파구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성장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