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나이스신평, 신용등급 하향조정하반기 10대 건설 최다 물량공급 예정
  • ▲ 인천 연수구 소재 포스코건설 본사. ⓒ포스코건설
    ▲ 인천 연수구 소재 포스코건설 본사. ⓒ포스코건설


    해외 프로젝트의 대규모 손실로 현금창출력과 재무안정성이 동시에 불안해진 포스코건설이 잇달아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그나마 공격적으로 나선 건축 주택 부문 성과가 숨통을 틔워주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여 그 결과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포스코건설의 장기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강등시켰으며, 단기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두 신용평가사의 공통된 강등요인은 △해외 프로젝트 관련 손실 지속에 따른 현금창출력 저하 △차입금 증가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 등이다.

    포스코건설은 2013년 이후 중남미·아시아·에너지사업 등으로 지역 및 공종을 다양화했으나 지난해 △브라질 CSP제철소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황이송설비 △아부다비 담수 저장 공급 프로젝트 등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연결 기준 영업적자 5090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손실 4219억원이 발생한 브라질 CSP제철소 사업은 준공됐으나, 다른 현안 프로젝트 진행 부진으로 추가손실 리스크가 지적되고 있다.

    황덕규 나이스신평 기업평가실장은 "준공 완료된 브라질 CSP제철소를 제외하고 사우디 황이송설비, 아부다비 담수, 라오스 남릭 등 주요 손실현장의 공사진행율이 30~70%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공사 진행 상황 및 원가율 추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 인식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로 1분기 부채비율은 별도 기준 144.1%로, 지난해 1분기 92.64%보다 51.4%p 늘어났다. 이 기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133.8%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8.14%p 감소했다.

    또한 해외 프로젝트 관련 원가투입 확대 및 운전자금 부담 증가로 총차입금이 같은 기간 4499억원에서 7774억원으로 72.7% 급증했다. 그러면서 차입금의존도도 12.9%에서 29.1%로 증가했다.

    유동비율은 165.4%에서 130.3%로 35.1%p 줄어들었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126억원에서 4253억원으로 반토막(-47.6%) 났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그룹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에 따른 계열공사 발주 축소와 해외 프로젝트의 신규 수주 위축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민간건축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2015년 하반기 이후 △해운대 엘시티 복합사업 △송도 RM2 주상복합 △파라다이스시티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주상복합 △여의도 파크원 등 대규모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양호한 분양 성과를 바탕으로 비교적 원활한 자금회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도 주택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단 상반기 포스코건설은 7497억원 규모의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 수주실적 1조358억원의 72%를 이미 달성한 셈이다.

    또한 지난달 필리핀 클락 자유경제지역 주거지역에 공급되는 아파트(콘도미니엄) '더샵 클락힐즈'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분양에 나섰다. 508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포스코건설이 책임시공하는 사업으로, 자사 주택 브랜드 '더샵'을 걸고 처음으로 해외에 선보이는 아파트다.

    뿐만 아니라 닥터아파트 집계 결과 하반기 10대 건설사가 전국에서 113개 단지·7만3700가구(일반분양 기준)를 공급할 예정인 가운데 포스코건설이 최다 물량(16개 단지·1만2034가구)을 쏟아낼 것으로 조사됐다.

    김미희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주택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운전자본투자의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진행 중인 주택사업의 분양성과가 우수하고 준공사업 입주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어 양호한 영업현금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