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패티 종류벌, 각사 매뉴얼에 따라 조리맥도날드 "조사 진행중인 만큼 아직까지 인과관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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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익은 고기 패티를 먹고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이하 HUS)'. 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등장하면서 햄버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햄버거를 판매하는 유통업계는 이같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소비자들은 마냥 안심할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햄버거를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지 각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햄버거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햄버거는 간편 식사 대용으로 생활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대표적인 먹거리지만 최근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먹은 여아가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햄버거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햄버거 등 버거류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10일 각사의 조리 매뉴얼을 공개하며 고객들이 안심하고 햄버거를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맥도날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의 패티는 쇠고기가 아닌 '국산 돈육으로 만들어진 제품'임을 강조하며 정부가 인증한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프로그램이 적용된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패티 또한 내장을 섞어 만든 분쇄육'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맥도날드가 제조하는 어느 패티에도 내장을 섞어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모든 햄버거 패티는 정해진 조리 기준에 따라 '그릴'이라는 장비를 통해 상단 플레이트 218.5도 및 하단 플레이트 176.8도로 셋팅돼 동시에 위 아래로 구워지며 한 번에 8~9장이 구워진다"며 "매장에서는 교차 오염 방지를 위해 조리된 식품과 조리전 재료를 취급할 때쓰는 장갑을 색으로 구분해 사용하고 있으며 한 번 사용한 장갑은 모두 폐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 매니저 및 점장이 매일 식품 안전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그릴 및 조리된 패티의 온도를 측정해 기록하고 있다"며 "조리도구를 통한 오염을 막기 위해 매장에서는 도마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롯데리아는 "각 햄버거별로 사용하는 패티의 두께나 고기 성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종류 별로 매뉴얼에 맞게 조리하는 것을 철저히 엄수하고 있다"며 "패티를 굽는 기기인 '그리들'의 온도는 182도에서 +,-5도에서 조리하며 그리들의 플레이트를 임의 3등분해 순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아는 패티가 익지 않는 경우를 막기 위해 총 3차의 압착 작업 과정을 거친다. 1차로 패티를 그리들 플레이트에 나열한 후 패티 중심 부분을 압착하고 2차로 미트 프레스(고기 패티 압착 기기)를 사용한 패티 압착, 이후 반대편 패티면을 익히기 위한 반전 후 기기를 사용해 3차 압착을 거친다. 각 압착 시기는 패티 별 쿠킹 시간 마다 알림음이 설정 돼 있다.
롯데리아 측은 "압착의 목적은 패티 중간 부분이 뜨게 되는 경우를 막아 설익음을 방지하고 패티 전체 면에 골고루 열을 전달해 패티를 익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쿠킹 작업이 완료된 패티의 경우 약 90도 온도로 일정하게 유지 되는 기기에 보관이 돼 패티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부터는 여름철 식중독 집중 단속·예방 기간을 맞아 각 점포에서 조리 매뉴얼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FC는 메뉴 중 그릴에 굽는 버거 '치킨불고기버거' 및 '그릴바베큐버거' 2종을 제외한 모든 버거에 통살 치킨 필레를 활용하며 고온 프라이어에 튀기는 방식으로 조리하고 있다.
KFC 관계자는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치킨이 완벽하게 중심 부분까지 조리될 수 있도록 매일 쿡 아웃 절차를 준수하고 있다"며 "KFC 필레가 잘 튀겨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3단계 쿡 아웃 절차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KFC는 튀김 사이클 종료시 치킨을 프라이어(Fryer)에서 꺼내고 즉시 타이머를 시작한다. 정확하고 위생 처리 된 온도계를 사용해 프라이어에서 꺼낸후 2-5분 사이에 필레 중앙의 온도를 측정해 기록한다. 가장 두꺼운 필레 2개 이상을 선택해 온도를 측정하고 필레의 온도를 측정했을 때 최소 79oC(175oF)가 되어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KFC 측은 "쿡 아웃 절차에 따라 모든 튀김기의 제품에 대한 온도를 매일 최소 2회 이상 기록해야 한다"며 "규정된 온도 이하 또는 규정된 시간 이하로 튀겨진 제품은 즉시 폐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거킹은 전반적으로 패티 관리 과정 재점검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버거킹 측은 "온도가 높은 직화 브로일러를 사용해 매장에서 불에 직접 패티를 굽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매번 규정의 기준에 맞는지 조리된 버거의 온도를 테스트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과정 역시 각 업체의 제조 공정 내 각 정량의 쇠고기에 대한 표본 조사를 진행하고 엄격하게 세운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매장으로 배송한다"며 "고객 문의가 있을 경우 조리 과정을 안내하고 있으며 식품 안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SNS 등 인터넷 상에서 '햄버거병' 논란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관계자는 "(햄버거병 관련) 아직 사법당국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과 사실관계가 밝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을 일으키는 원인은 수없이 다양하며 특정 음식에 한정 지을 수 없는만큼 햄버거병 이라는 용어로 통칭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햄버거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햄버거병이라는 단어가 퍼지고 고객들이 햄버거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답답하다"며 "피해자의 장애판정과 햄버거 패티 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어떠한 조치를 취하는 것 자체가 위험성을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대부분의 업체들은 표준화된 조리 매뉴얼이 정해져있고 이를 준수하지 않은 제품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없는 구조"라며 "결과가 나오기 전인데 햄버거병과 관련한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통해 사실인것처럼 퍼지는 것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