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추경안이 34일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독일서 열린 G20 정상회의서 귀국하자마자 국회로 향했다.
추경안에 반대하고 있는 야당 대표와 일대일로 만나 설득전을 벌이겠다는 뜻에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는 비공개로 여의도 당사에서 만났고 이에 앞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와는 국회서 회동했다.
단 국민의당 대표와 만남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 취업특혜 사건 조작과 관련한 불편한 관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 대표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강행에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어 이달 내 추경안 처리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와 만나 "추경이 벌써 한 달 넘게 (국회에) 와 있다"면서 "추경은 타이밍이다. 추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현장에 집행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국회 비준이 지체될수록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혜훈 대표는 "애초 추경안 심의는 하겠다는 게 당 방침이었으나 김상곤 교육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바람에 일이 이렇게 (꼬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부터 해야 물꼬를 틀 수 있다"고 했다.
즉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서 부적격 인사로 지목된 인물들을 문재인 대통령이 연이어서 임명하면서 야당의 국정 협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부총리는 "국회가 추경과 인사문제를 연계하는 게 곤혹스럽다"면서 "많은 청년들이 (추경안을) 기다리고 있으니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같은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을 상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만 참석했을 뿐 야당인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하지 않았다.
예결위원 50명 중 여당인 민주당 소속은 20명으로 상정을 위한 정족수(1/5)를 가까스로 채웠다.
다만 심사에 착수, 예산안조정소위로 가려면 과반 찬성이 필요해 야당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자유한국당이 끝까지 반대하더라도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의 의석을 합치면 과반수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비교적 추경 심사에 협조적이었던 국민의당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과 관련된 '머리자르기' 발언 이후 모든 국회 일정에 불참하기로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