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6470원→ 7530원으로 16.4% 인상
아르바이트 > 편의점 점주 월 수익 역전 가능성 ↑
  • ▲ 편의점에서 일하는 근무자. ⓒCU
    ▲ 편의점에서 일하는 근무자. ⓒCU


    2018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됐다. 시급 1만원 시대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위기지만 최저시급을 적용한 인력 고용률이 높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치킨·피자 등 프랜차이즈 업계는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바라보는 유통업계의 기대와 우려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최저임금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업계에서 일하는 근무자들은 일반적으로 최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아 임금이 인상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2018년 16.4% 인상 결정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가 임금인상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다른 안으로 거론되던 9570원은 피했지만, 7530원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주차팀, 보안팀, 환경팀, 물류상하차 아르바이트, 명정 기간 택배 접수 아르바이트 등이 무기계약직 형태 또는 단기 아르바이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의 경우 통상적으로 최소임금 수준의 금액을 받고 있어 이번 인상 안으로 대형마트들은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정상화된 1개 점포 기준으로 대형마트는 16%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경우 고용 인력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전환을 완료해 이번 인상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도 당연히 인건비 상승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소규모 협력업체들이다. 그들이 고용한 대부분 인력은 최저시급을 받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즉 대형마트 자체는 임금인상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지만, 납품업체에는 이번 임금인상이 나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 ▲ 임금 상승으로 인한 편의점주 수익성 변화 추정 (단위:만원) ⓒ한화투자증권
    ▲ 임금 상승으로 인한 편의점주 수익성 변화 추정 (단위:만원) ⓒ한화투자증권


    가맹점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편의점은 이번 최저시급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의 경우 아르바이트 인력에 대한 급여 부담을 직영점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최저 임금으로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게 되면 결국은 본사에서 지원금을 확대해야 한다.

    편의점 업체의 매출은 통상적으로 가맹점주의 매출총이익의 40%인 로열티수익과 가맹점에 제공하는 상품매출로 구성돼 있다. 아르바이트 인력은 본사가 아닌 가맹점에서 고용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편의점 본사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 편의점업계가 그동안 가맹점주와 상생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본사 차원의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개인 편의점주는 평균적으로 12시간 전후의 아르바이트 인력 고용을 유지하고 가맹점, 수수료, 임대료 등 비용을 지불한 뒤 남는 순수이익은 월 200만원대 수준이다.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약 10%의 순수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가맹점 인상이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되면 점포 순증 속도 감소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악화가 시작되면 창업을 통한 이익을 보기 어려워 신규 점포 확장은 떨어지고 수익성 악화로 폐점 비율도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반응도 급속도로 냉각됐다.

    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 모씨(37세)는 "법에서 지킨 최저임금을 지키면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데 평균 월 180만원 밖에 가져가지 못한다"며 "버는 돈은 똑같은데 임금만 올라가면 점포 운영을 어떻게 하라는 소린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노원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강 모씨(42세)씨도 "한 달에 수익이 160만원인데,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점주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상황이 된다"며 "이렇게 되면 누가 편의점을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빚져서 장사하는 데 미래가 깜깜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편의점 본사들도 긴장한 모습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분위기가 꺾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복수의 편의점 관계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직 시행되지 않아 향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며 "그러나 임금이 오른다고 해서 편의점은 제품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도 없다.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