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등 각 금융사의 소비자 보호 역량을 평가하는 ‘2016년도 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 결과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각 금융사에 제기된 민원 및 소송건수, 처리기간, 재무건전성, 금융사고 건수를 비롯해 각사의 소비자보호 시스템 구비 정도를 평가해 매년 발표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평가 대상 업체는 민원건수 및 영업규모(고객수 등)가 해당 금융권역이 2% 이상인 곳이다.
과거 금감원은 금융사별로 제기된 민원 수를 발표, 각 업체별 순위가 매겨지는 상대평가를 진행해 왔다.
이를 개선해 지난해부터는 민원건수 뿐 아니라 처리기간, 소송건수, 금융사고 등에 대한 ‘계량평가’와 소비자보호 체계 현황에 대한 ‘비계량평가’ 각각 5개 항목에 대해 양호‧보통‧미흡의 3개 등급으로 평가하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초 현장점검을 마치고 현재 자료정리 및 집계 작업을 거치고 있는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결과는 8월 말에 나왔는데 올해는 최대한 빨리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확한 발표 시기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평가 대상 증권사는 합병 미래에셋대우 및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지난해 평가 대상이었던 하나금융투자는 민원 수가 감소해 평가 대상에서 빠졌다.
올해 두 번째를 맞는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는 지난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은 증권사들의 ‘명예 회복’ 여부 및 우수한 평을 받았던 증권사들이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는 첫 실시였다 보니 소비자 보호 측면에 있어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면 올해부터는 대부분의 업체가 기본적 제도, 조직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잘 운용하고 있는지 그 실적 등을 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발표된 2015년도 조사에서는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현 KB증권) 등 11곳이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곳은 미래에셋대우로 ‘상품개발과정의 소비자 보호 체계’에서 ‘보통’ 등급을 받은 것 외 나머지 9개 항목에서 모두 ‘양호’ 판정을 받았다. 이어 삼성증권도 총 8개 행목에서 양호 판정을 받아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과반수(6개) 항목에서 양호 등급을 받았으나 평가 대상 기간이던 지난 2015년 2건의 금융사고가 발행해 해당항목에서 미흡 판정을 받았다.
유안타증권은 ‘소송건수’에서 ‘미흡’을 받았다.
유안타증권은 구 동양사태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이 현재 진행형인 만큼 증권업계 전체에서도 가장 많은 소송이 걸려 있다.
한편 이번 평가 대상 증권사에 올 하반기 ‘초대형 IB’ 승인을 앞두고 있는 증권사들이 모두 포함돼 있는 만큼 인허가 과정에서 직‧간접적 영향을 줄지도 관심을 모은다.
일단 금감원 측에서는 이번 평가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신규사업 인가에는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국회 계류중인 금융소비자기본법상 실태평가가 근거의 일부로 포함돼 있기는 하나 아직 법이 발효가 안 된 상태”라며 “실태평가는 행정지도, 모범기준에 근거를 두고 있어 금융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평판 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실제 인허가사항에 구속력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