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절반' 꿀꺽 불구, 국내 2~3% 수준 머물러'중저가-프리미엄 전략' 한국선 안통해…"브랜드 거부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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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로 대표되는 중국 스마트폰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저가 전략을 필두로 신흥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가 하면 프리미엄화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등 다방면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지만, 국내 브랜드를 대체하기는 '무리수'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소비자들의 관심도 차츰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매출과는 무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26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상위 3개 기업은 삼성전자(61%), LG전자(17%), 애플 (16.5%)로 나타났다.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는 2~3%대 수준으로 매년 한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해 큰 격차를 보이는 상황이다.올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고치인 48%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과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지만,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변화하는 모습에 국내 시장의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프리미엄폰 라인업 강화에 나서는 등 '저가 이미지' 탈피에도 주력하는 모양새다.샤오미의 '미믹스2'와 출시를 앞두고 있는 화웨이의 '메이트10' 등 중국산 프리미엄폰이 대표적인 예다. 화웨이의 경우 지난 2분기 삼성전자(22.0%)와 애플(11.2%)에 이어 10.5%의 점유율로 상위 3개 기업에 자리해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에서 열띤 경쟁을 예고하는 중이다.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실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자국을 포함해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중저가폰을 앞세운 전략으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한 반면, 한국 등 선진시장에서는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초창기 중국산 스마트폰은 30·40대 직장인들을 비롯해 장년층에서 '세컨폰', '효도폰' 등으로 알려지며 특정 고객층을 형성했지만, 국내 브랜드들의 라인업 강화로 더이상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프리미엄화에 역량을 집중한 것 역시 전혀 강점으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구매와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실제로 화웨이의 메이트10프로는 799유로(약 108만원)의 가격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109만4500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18대 9 비율의 6.1인치 베젤리스 화면과 10나노 공정 기반의 AI 칩셋 '기린970', 안면인식 기능 등 최신 경쟁작에 버금가는 사양을 갖춰 화제를 모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가격과 브랜드 이미지 가운데 어느 한 쪽에서도 이점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국산 브랜드에 대한 높은 충성도가 가장 큰 특징으로 자리하는 만큼 단순히 고급화 전략만으로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중국산 프리미엄폰은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국내 주요 경쟁사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지만, 브랜드 신뢰도에 따른 상당한 격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성급한 프리미엄 전략은 그간 형성된 소비층마저 등을 돌리게 하는 등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저에 깔려있는 중국산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외에도 AS 등 고객관리 측면과 현지 통신사업자와의 관계에서 절대 열세에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막대한 신뢰를 구축한 국내 주요 제조사들이 보급형 제품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 더이상의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