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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한국형 테슬라 요건 상장’으로 불리는 ‘이익미실현기업 상장제도’가 도입된 지 10개월 가량이 지났지만 아직 실제 상장으로 이어진 사례가 한 건도 없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공식적으로 ‘카페24’ 한 곳밖에 없다.
그나마 카페24조차 당초 지난달 말 예정이었던 상장예비 신청을 미루게 됐다. 첫 테슬라 상장 사례인 만큼 거래소 측이 보다 상세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연내 상장이 예상됐던 첫 테슬라 상장은 내년 이후로 미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카페24의 주간사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말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국내 첫 테슬라 상장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며 연내 상장은 어려울 듯하다”며 “첫 상장 사례다 보니 거래소 측에서 더 꼼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상장부 관계자는 “카페24가 이달 내 신청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연내에는 위원회까지는 올라가도 증권신고서 제출 후 정정사항이 있을 수도 있고 청약 납입, 공모절차 등 단계를 밟는 데만 통상 3개월 반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연내에는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물인터넷 업체 ‘엔쓰리엔’도 신한금융투자의 주간으로 테슬라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엔쓰리엔 역시 아직까지는 정확한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테슬라 상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되지 않았다”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나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거래소가 테슬라 상장을 도입한 직후에는 소셜커머스, IT 기업 등 다수의 업체들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상장 자체를 미루거나 일반상장 준비로 전환하는 등 흥행 열기가 급감한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까지 카페24 외에는 테슬라 상장과 관련한 문의를 해 온 기업은 없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생각보다 저조한 테슬라 상장의 원인으로 풋백옵션 등 주간사의 부담을 지목하고 있다. 테슬라 상장 후 3개월간 주가가 공모가보다 10% 이상 하락할 경우 상장 주간사는 풋백(투자자들의 주식을 다시 매입) 의무가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간사 입장에서는 상장 이후 발생하는 풋백옵션에 대한 부담이크다”며 “그리고 그 동안 엄격한 재무적 기준을 적용해 온 거래소 입장에서 상장 후 흑자전환과 같은 성과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테슬라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게 잠재적 압박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테슬라 상장은 국내 증시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테슬라 요건은 적자 기업의 상장인 만큼 투자 리스크도 만만치 않지만 시가총액 방식의 대표지수 산출 방식을 쓰고 있는 만큼 성장성 높은 기업의 IPO는 한국 증시의 ‘레벨 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