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 남성복 바이어 "코트나 패딩 모두 롱(long) 스타일이 유행할 것"
롯데 바이어 "라인 강조한 정장이 대세"
격식있는 정장 → 캐주얼 정장 변화 추세
  • ▲ 왼쪽부터 최용국 롯데백화점 바이어, 김상진 신세계백화점 바이어, 남수현 현대백화점 바이어. ⓒ각사
    ▲ 왼쪽부터 최용국 롯데백화점 바이어, 김상진 신세계백화점 바이어, 남수현 현대백화점 바이어. ⓒ각사



    "올 겨울 멋을 아는 남성이라면 코트나 패딩 등 롱(long) 스타일의 아우터를 챙기세요."

    남성들도 멋을 내는 시대다.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도깨비'와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킹스맨2(골든 서클)'는 고정관념처럼 박혀 있던 남성복 트렌드에 틀을 깨는 계기가 됐다.

    뉴데일리경제는 변화하기 시작한 남성복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최용국 롯데백화점 남성 정장 바이어, 김상진 신세계백화점 남성의류팀 바이어, 남수현 현대백화점 남성패션 바이어를 만나 올겨울 유행한 남성복 패션 트렌드를 살펴봤다.

  • ▲ 남수현 현대백화점 바이어. ⓒ현대백화점
    ▲ 남수현 현대백화점 바이어. ⓒ현대백화점

    남수현 현대백화점 남성패션 바이어는 올 겨울 롱(long) 스타일이 남성복 패션에 큰 흐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트렌드는 길이가 긴 스타일이에요. 코트의 경우 과거 단순 오버핏(over fit)이었다면, 최근에는 오버핏과 롱스타일이 결합되면서 몸 전체가 보이지 않는 스타일이 유행입니다."

    남성은 여성과 비교해 옷을 사는 주기가 길고 경기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이 때문에 보온성과 신축성이 구매의 중요한 척도로 평가받지만, 20~40대는 옷을 입는 것을 하나의 경쟁력으로 보고 있어 맵시에도 신경을 쓴다. 이러한 흐름이 올겨울 남성복에 영향을 미쳤다.

    남 바이어에 따르면 현재 남성복 코트의 트렌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일반 베이직핏의 정장 코트, 두 번째로 오버나 롱 코트, 마지막으로 안감을 덫 땐 형태로 보온성을 강조한 제품이다.

    남 바이어는 "기본적인 코트를 제외하면 옷들의 기장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지난해 흥행한 드라마 도깨비의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라며 "길어진 기장에 안감을 덧댄 형태로 보온성까지 갖춘 코트를 눈여겨 볼만합니다"라고 트렌드를 전망했다.

    김상진 신세계백화점 남성의류팀 바이어 역시 올겨울 이러한 남성복 패션이 시장 전반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바이어에 따르면 지난해 드라마 '도깨비' 이후 롱(long) 패션이 유행하면서 올겨울 다양한 브랜드들에서 이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김 바이어는 "지난해 남성복 브랜드들이 앞다퉈 패딩을 주력 제품으로 출시했지만,  '도깨비' 흥행 이후 상황이 달라졌죠"라묘 "패딩이 트렌드가 된 지 이미 6~7년이 지나 인기가 한풀 꺽인 상황에서 드라마 도깨비 흥행 이후 코트로 흐름이 완전히 넘어왔습니다. 특히 롱코트가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에요"라고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남상진 바이어와 김상진 바이어는 남성복이 딱딱한 풀 정장에서 보다 가벼운 차림으로 캐주얼해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실제로 김상진 바이어에 따르면 넥타이 수요는 2008년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비단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본을 제외하고 모든 나라에서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남 바이어는 "최근에는 직장인들도 정장을 입을때 정석 그대로 입기보단 조금 특이하고 가볍게 입는 것을 선호한다"며 "캐시미어 소재가 인기인 가운데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은 느낌의 스타일이 시장을 선도할 것 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바이어도 "거리를 둘러보면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사람이 과거보다 적습니다. 대신 캐시미어 셔츠나 기모셔츠, 체크셔츠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 많아졌죠"라며 "격식을 꼭 갖춰 입던 직장인들도 흐름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겨울 남성 패션 트렌드는 아우터가 길어지고 보다 편안한 캐주얼이 유행할 것이라는 점을 두 바이어 모두 공통으로 예상한 것.

  • ▲ 최용국 롯데백화점 바이어. ⓒ롯데백화점
    ▲ 최용국 롯데백화점 바이어. ⓒ롯데백화점


    패션 트렌드와 달리 격식 있는 정장은 기존의 트렌드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용국 롯데백화점 남성정장 바이어는 "기존 정통 정장 브랜드의 경우 어떤 아이템이 떴다고 해서 바로 쫓아가지 않습니다"라며 "브랜드 충성 고객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라고 피력했다. 정장 브랜드의 주요 고객 자체가 40~50대인 만큼 패션보다 단정함을 우선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과거와 비교해 체형의 라인을 강조한 제품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과거 1960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보면 펑퍼짐한 라인의 정장이 주를 이뤘지만, 현재 직장인들은 라인이 살아있고 슬림한  정장을 선호한다. 

    최용국 바이어는 "과거에는 정장을 어떻게 입어야 할 지 몰라 브랜드들도 펑퍼짐한 형태로 제품을 출시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적인 학습이 있었고, 현재 다수의 브랜드에서 핏을 살린 정장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며 "구매하는 고객들이 몸에 맞는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정장 스타일의 변화를 설명했다. 

    소재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 합성 소재가 유행했다면 현재는 '캐시미어'를 활용한 상품들이 시장에 많아지고 있다. 캐시미어는 일반 합성 소재보다 제품 자체가 따뜻하고 얇아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 ▲ 김상진 신세계백화점 바이어. ⓒ신세계백화점
    ▲ 김상진 신세계백화점 바이어. ⓒ신세계백화점

    한편 백화점 3사 바이어들은 변화한 트렌드에 맞춰 이번 시즌 주목해야 할 브랜드도 소개했다.

    롯데백화점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인 '맨잇슈트'를 이번 겨울 주목해야 할 제품으로 꼽았다. 맨잇슈트는 롯데백화점이 남성 슈트 OEM(주문자상표부착) 업체인 부림광덕과 협업해 론칭한 브랜드다. 사회초년생을 공략한 제품으로 정장 한 벌이 최저 9만원에 구매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인터너셜 '폴스미스'를 주목할 브랜드로 선정했다. 폴스미스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1월 국내 판권을 인수한 이후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브랜드다. 과거 200만원을 넘었던 정장 가격을 130만~140만원대로 낮추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은 '띠어리(Theory)'를 추천했다. 올 시즌부터 캐주얼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변신해 최근 트렌드와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