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면세점 입찰에 총 12곳 경쟁… 코엑스 시내 면세점은 롯데 단독 입찰 가능성 UP
관련업계 "공항·코엑스 모두 롯데 1강 체제" 전망
  • ▲ 롯데면세점에서 운영하는 코엑스점. ⓒ롯데면세점
    ▲ 롯데면세점에서 운영하는 코엑스점. ⓒ롯데면세점


    올 연말 두장의 면세 특허권이 시장에 나오는 가운데 선뜻 나서는 업체 없이 관련 업계가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국당국의 금한령으로 면세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업들이 손익개산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가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나오는 제주공항면세점은 다음 달 6일, 올 연말 영업기간을 앞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은 내달 20일 입찰이 마감된다.

    현재 관련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마지막까지 눈치싸움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지난 20일 열린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관련 현장 설명회에는 총 12개 법인이 설명회에 참석했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설명회 참석이 필수였기 때문에 후보군은 12개 법인으로 좁혀진 셈이다.

    중국의 사드보복에도 이렇게 많은 업체가 설명회에 참석한 이유는 임대료 납부 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최소 보장금액을 기준으로 면세 운영 사업자를 선정했다면 이번에는 매출의 일정 부분을 내는 최소영엽요율 방식으로 임대료를 납부할 수 있게 돼 임대료 부담이 줄었다.

    예를 들어 100억을 벌어들였다면, 공항공사가 정한 최소영업요율(20.4%) 방식에 따라 20억4000만원의 임대료만 납부하면 된다. 통상적으로 30~40%에 육박했던 임대료 부담금이 10% 가까이 낮아진 셈이다.

    현재까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기존 빅3로 불리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가 꼽힌다. 3사 모두 설명회에 참석했다. 이 중 롯데의 경우 각 법인별로 총 4명의 관계자가 현장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사에서 1~2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점을 미뤄보면 롯데가 상당한 관심이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2020년까지 세계 1위 면세점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공항면세점은 롯데에 먹기 좋은 떡인 셈이다. 

    여기에 롯데는 지난 2015년까지 전체 면세점 시장의 51.7%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올해 7월 기준 42.4%로 점유율이 줄었다. 1위 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롯데가 괜찮은 조건으로 나온 제주공항면세점을 강하게 배팅해 사업권을 따낼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까지 우세하다.

  • ▲ 갤러리아면세점 제주국제공항점. ⓒ갤러리아 홈페이지
    ▲ 갤러리아면세점 제주국제공항점. ⓒ갤러리아 홈페이지


    코엑스점에 부여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는 롯데의 단독 입찰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서울 시내 면세점이 가지고 있는 이점은 크지만, 시내 면세점 수가 증가했고 특허수수료 인상 등으로 타사 기업들이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의 경우 인근 잠실에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을 가지고 있어 코엑스점을 재유치할 경우 단체 관광객 강남 여행상품을 기획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신라의 경우 현대산업개발과 합작사인 HDC신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3차 면세점 특허 당시 롯데, 신세계, 현대가 면세점 특허를 획득했고 SK네트웍스가 면세점 사업 철수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있다.

    신세계와 현대는 참여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의 경우 면세점을 추가 오픈할 자본력은 갖추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에 관광객이 줄었다는 이유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조차 오픈 연기를 요청한 상황이다. 현대 역시 같은 이유로 무역센터점 면세점 오픈 연기를 신청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면세점 특허 입찰에 양사가 참여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과거와 달리 시장에서는 입찰과정에서 과열 양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9월 기준 면세점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중국 당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으로 전체 관광객이 줄고 보따리상의 구매가 증가해 실질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면세점 사업자 수는 32곳에서 49곳으로 17곳 증가했다. 하지만 면세점 단위(1㎡) 면적당 매출액은 2011년 5289만원에서 5417만원으로 2.4%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여기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2분기에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위 신라면세점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1% 감소하는 등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면세점 입찰 때 처럼 관련 기업에서 과하게 배팅하는 모습을 이번에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며 "제주공항면세점의 경우 조건이 괜찮아 많은 참여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시내면세점 특허권은 롯데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