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230조', 영업익 '55조' 유력, 반도체 효자노릇 톡톡"영업익 70% 차지 '반도체' 쏠림현상 걱정…차세대 먹거리 발굴 절실하다"


  • 올 3분기 매출 62조500억원, 영업이익 14조5300억원을 달성한 삼성전자가 오는 4분기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영업이익 16조원 돌파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연간 매출 230조원, 영업이익 55조원 돌파가 유력해지면서 2012년 달성한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0조원 기록 갱신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반도체 호황이 수 년내 꺾일 수 있어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먹거리 발굴이 절실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31일 올 3분기(7~9월) 매출 62조500억원, 영업이익 14조53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 61조원 대비 1.72%, 전년 동기 47조8200억원 대비 29.7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14조700억원 대비 3.32%, 전년 동기 5조2000억원 대비 179.48%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0.9%와 비교해 23.4%로 대폭 상승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반도체 사업 '효자노릇' 톡톡…4분기 영업이익 10조 달성 유력

    삼성전자 실적 고공행진의 배경에는 반도체 사업이 있다. 반도체를 총괄하는 DS부문은 3분기 매출 19조9100억원, 영업이익 9조9600억원을 달성하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영업이익률 50%를 넘어서며 알짜사업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낸드는 평택 단지에서 64단 3D V낸드를 본격적으로 양산해 고부가, 고용량 메모리 제품 공급을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고, D램은 차별화된 제품 판매로 인해 실적이 상승했다. 낸드와 D램 모두 고용량, 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의미다.

    4분기에는 모바일과 서버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수요가 계속되면서 견조한 수급이 예상된다. 또 플래그십 OLED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과 듀얼카메라 채용 확대에 따른 이미지센서 공급 증가가 예상돼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가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상승세가 4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4분기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고성능·저전력·고용량 D램 제품의 경우 공정 효율화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서버용 고용량 스토리지의 경우 평택 반도체 라인과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격차를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또 파운드리 사업부에서는 10나노 모바일 AP의 안정적이 양산과 8나노 공정의 확대로 경쟁력을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영업익 70% '반도체' 쏠림현상 우려…차세대 먹거리 발굴 절실

    삼성전자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장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업이익의 약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이 하락세에 접어들 경우 실적을 책임질 대안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우려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성장세가 둔화된 시장환경을 감안할 때 미래먹거리로 분류되긴 힘들다. 더욱이 생활가전을 총괄하는 CE부문 역시 보호무역기조와 글로벌 경쟁 심화에 몇 년 앞을 장담할 수 없다.

    반도체 사업의 가장 큰 위협은 천문학적인 투자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있다. 이들은 내년 상반기부터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며 부족한 공급을 메워갈 전망된다. 특히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낸드플래시에 집중하면서 삼성전자 등 선두업체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사실상 국영기업으로 분류되는 XMC은 고사양 낸드플래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며 18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감가상각과 불확실한 시장환경을 감안할 때 일반기업이 집행할 수 없는 수준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질 경우 중저가 시장의 상당부분을 이들에게 빼앗길 수 있다. 축적된 기술에 따른 기술력 우위는 이어갈 수 있지만 전체 점유율과 수익성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는 의미다. 이는 삼성전자를 넘어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반도체를 대체할 차세대 먹거리 발굴과 기술 리더십이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업 혁신을 이어갈 경영리더십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사장단 인사 및 조직개편으로 대표되는 삼성전자의 세대교체에 기대를 걸고 있다. 권오현 부회장이 용퇴를 결심한 배경 역시 이같은 우려와 기대에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이야 말로 미래를 준비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할 때"라며 "지금의 성과는 30년 전 선제적인 투자에 따른 결과다. 현재와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스트 반도체' 발굴이 시급하다. 총수 부재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