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원유계약 집유 물량 17% 감축지난해 1~9월 집유량 대비 사용량 77.4% 그쳐흰우유 소비 감소에 관세 철폐 등 숙제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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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양유업
    남양유업이 올해 연간 원유계약 집유 물량을 17% 줄였다. 저출산과 소비 둔화로 인해 우유 소비량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올해 연간 원유계약 물량을 17% 감축하기로 집유조합과 합의했다.

    본래 남양유업은 충남권 집유조합을 대상으로 원유 잉여와 소비감소 등을 이유로 올해 원유계약 물량을 30% 감축하고자 했지만 조합 반발에 부딪혔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남양유업 집유량은 일일 642톤이었지만 사용량은 497톤으로 77.4%에 그쳤다.

    이는 전반적인 흰우유 소비량 감소에 기인한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23년 기준 25.9㎏으로, 2001년 31㎏와 비교했을 때 5㎏ 가까이 줄었다. 저출산 기조와 맞물려 기능성 음료들이 많아지며 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집유량을 현행화함에 따라 남양유업 수익성 개선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잉여 원유 집유와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앤컴퍼니로 경영 추체가 변경된 뒤 1년간 남양유업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왔다. 남양유업은 홍원식 전 회장 시절인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영업직자를 이어왔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7213억원, 영업손실은 22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4.5% 줄었지만, 영업손실을 지난해 대비 51억원 줄였다. 3분기로만 봤을 때에는 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분기만에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순손실 역시 3분기까지 1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56억원)보다 66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흰우유에 대한 의존도와 부담을 줄임에 따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유제품 관세 철폐도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11% 수준인 미국과 유럽산 우유·치즈에 대한 관세는 내년부터 사라진다.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보호기제가 사라지며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저출산 등 우유 소비 감소로 잉여 원유가 계속 발생하면서 감축이 들어간 것”이라면서 “다만 낙농가와 협의를 통해 (감축)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유 소비 확대를 통해 집유량이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