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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대출 규제 강화로 저축은행업계가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 가운데 웰컴저축은행이 기업 여신과 디지털 분야를 강화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개인 대출에 치우쳐있던 웰컴저축은행이 기업 대출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회사 내 뼈대부터 바꿔 나가는 '환골탈태'를 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추진한 조직 개편과 맞물려 임원 인사를 실시, 김기현 리테일금융총괄기획팀장을 이사로 승진시켰다.
한국씨티은행(옛 한미은행) 출신인 그는 2006년 해솔저축은행으로 옮겼다가 2014년부터 웰컴저축은행에 몸담고 있다.
이에 따라 리테일금융본부 내 임원은 지난 3월 말 선임된 손창범 본부장(상무이사) 1명에서 김 팀장까지 2명으로 늘었다.
리테일금융본부는 기업 여신·할부금융 등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이번 개편을 계기로 간판을 리테일금융총괄본부로 바꿔 달았다.
이처럼 웰컴저축은행이 기업 여신을 담당하는 본부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한 포석 작업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웰컴저축은행의 대출이 개인 소매 금융에 치우쳐 있었던 터라 내년 최고 금리 인하 등으로 개인 대출 수익성이 낮아지면 반대로 기업 여신 등이 새 먹거리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웰컴저축은행의 대출금 현황을 보면 개인신용대출·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 대출은 전체 대출금의 73.7%인 1조1771억원에 달한다.
나머지는 26.3%인 4208억원만이 중소기업 대출로 개인 대출에 크게 치우쳐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웰컴저축은행은 그동안 신경써왔던 비대면 영업 채널과 관련이 깊은 디지털본부를 신설하는 등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각 본부에 흩어져 있던 디지털 인력과 기능을 합쳐 만든 디지털본부는 앞으로 회사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 운영하고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 모델 등을 구상할 계획이다.
이는 손종주 웰컴금융그룹 회장의 미래 구상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조직개편 직후 진행된 워크숍에서 손종주 웰컴금융그룹 회장은 "지금까지는 웰컴 1.0이었지만 이제는 2.0이다"라며 "창업을 하거나 새롭게 회사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 간소화하는 등 회사의 DNA를 바꿔나가야 한다"며 전사적 디지털 강화를 주문했다.
디지털 강화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그룹의 혁신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웰컴저축은행은 하나금융그룹의 IT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하나금융티아이(옛 하나아이앤에스)의 김동현 디지털혁신센터 총괄팀장을 새로 만든 디지털본부장으로 영입했다.
하나금융티아이는 시중은행에서 가장 먼저 추진됐던 하나금융그룹의 멤버스 사업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하나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출시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도맡아 왔다.
이곳에서 김 신임 본부장은 디지털혁신센터 총괄팀장으로서 블록체인, 인공지능(AI), 개방형 인터페이스인 오픈(OPEN) API 등과 관련한 업무를 맡았던 터라 웰컴저축은행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웰컴저축은행은 디지털본부내 본부장 직속의 '랩(Lab)'도 만들었다.
보통 기업에서 '랩'은 실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만큼 웰컴저축은행은 이곳에서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 모델 등 다양한 구상을 실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조직만 있고 인력은 채우지 못했으나 이번에 새로 선발하는 디지털금융 데이터분석 경력직원들 중 일부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