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제품 강화 및 비중 증가할 것"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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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면세점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 후보자는 기존까지 10년이었던 면세점 특허 갱신 기간을 대기업(롯데, 신라 등)에만 사업이 치중된다는 이유로 5년마다 재심하도록 관세법을 개정한 일명 '홍종학법'을 발의한 인물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 2013년 재석 의원 283명 중 찬성 279명, 기권 4명으로 통과되면서 현재 면세점 입찰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 업계는 향후 면세점 기간 연장을 정부에서 검토해주길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홍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암초에 부딪힐 수 있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홍 의원이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주무부처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면세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1월 이 법이 적용돼 롯데(월드타워점)와 SK(워커힐)가 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당시 워커힐 면세점은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롯데와 SK는 당시 2000여명에 가까운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면세점 업계에서 '5년 한시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단기간 대규모 투자 비용 회수 불가', '유명브랜드 입점 거부로 필수 경쟁력 약화', '기업 대규모 해고 등 고용 불안', '기존 투자 폐기 및 신규투자에 대한 국가적 낭비와 비효율 발생' 등 크게 4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면세점의 경우 초기비용이 상당히 많이 드는 사업이며, 신규 사업자의 경우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최소 3년 정도가 필요하다"며 "갱신심사에서 탈락하면 사업체 근로자 해고로 구조적인 고용불안 문제도 야기된다. 특허권을 5년으로 한정한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5년 한시법 적용 이후 일선에서 근무 중인 판촉직원들은 5년 뒤 사업지를 옮겨야 한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면세점 사업자들도 장기적인 비전으로 사업 구성안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중소기업 지원 방안 등이 홍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시내면세점 평가항목 및 배점에는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 활성화 방안의 적정성', '중소·중견기업 제품 다양화 방안의 적정성', '중소·중견기업과의 협력 관계 구축 우수성' 등이 각 30점 배점으로 포함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홍종학 후보자가 중기부 장관에 임명된다고 하더라도 면세점과 직접적인 연결 관계가 없고, 이미 중기 항목 등이 포함돼 있어 크게 문제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그러나 중소기업 판매 계획이나 비중 등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른 관계자도 "전 세계적으로 면세점 업체들이 규모를 불리면서 경쟁력을 올리고 있다"며 "단순히 중소기업의 수를 늘린다고 해서 경쟁력이 커지는 것이 아니다. 만약 중소기업 비중을 더 늘리는 쪽으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면세점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종학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10일 열린다. 현재 홍 후보자는 '편법증여 의혹' 등 다양한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야당이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총공세를 예고한 바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