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 당국, 베이징과 산둥성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단체 관광상품 일부 허용… 단 롯데는 안돼롯데免 "당혹스럽지만, 개선될 것" 기대
  • ▲ 롯데면세점 소공점. ⓒ진범용 기자
    ▲ 롯데면세점 소공점. ⓒ진범용 기자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한국행 단체 관광상품 판매금지 조치가 일부 해제되면서 한·중 간 해빙 모드가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중국 당국에서 롯데가 운영하는 상품 판매점이나 호텔 등 롯데와 관련한 어떤 상품도 팔아선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아 롯데 측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관광 당국은 베이징과 산둥성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단체 관광상품 일부를 허용한다는 골자의 내용을 자국 여행사에 통보했다. 다만 타 지역과 온라인에서는 모집할 수 없으며, 크루즈 및 전세기 운항 금지는 유지된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제한 조치도 종전과 같이 이어진다.

    이번 중국의 금한령 일부 해제에 대해 롯데를 제외한 나머지 면세점들은 아직 완전 해제는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이 11억1859만 달러를 기록해 3개월 연속 11억 달러 돌파를 유지하는 등 성장세를 유지하는 분위기 속에 중국인 관광객도 급증한다면 다시 호황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방한 외국인 수는 1724만명으로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은 807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방한 외국인 중 47%에 육박하는 수치다. 면세점 매출에서도 중국인 단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0~50%에 달한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면세점 매출의 60~70% 가 이들에게서 나온다.

    한·중 관계 해빙 모드에 면세점 업계가 기대를 거는 이유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강남점 오픈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방향으로 협력사들과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이번 중국 당국이 롯데를 제외한 것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한령 이전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비중은 70%가량으로 시내면세점만 따로 볼 경우 이 비중은 80%에 육박했다. 금한령 시행 직후인 3월 15일부터 7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0% 감소했으며, 이 중 중국인 매출은 35% 급감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2분기에는 298억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의 적자 전환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14년 만이다.

    3분기에는 매출 1조4366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대량구매고객의 영향과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롯데면세점 측은 한·중 관계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 이르다는 반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이러한 기조는 한·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단계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롯데를 제외한 금한령 해제가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이후에도 중국이 롯데에만 지속적으로 강경 대응하게 될 경우에는 기업이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어 정부 차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