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LG인화원장 이동… 황정환 부사장 선임세계 최초 듀얼코어 '옵티머스2X' 개발 주역 등 엔지니어 출신"단순 임원 교체, 실적 반전 어려워… 일부 아쉬운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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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 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수장을 맡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주력해왔지만, 10분기 연속 적자 끝에 LG인화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운 MC사업본부장 자리는 부사장으로 승진한 황정환 단말사업부장(전무)이 이끌어나갈 예정이다.전자업계도 MC사업본부에 닥칠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에 따른 수장 교체를 둘러싸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2018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권봉석 HE사업본부장 사장을 비롯 총 67명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가 단행됐지만, MC사업본부에선 황정환 부사장을 포함 총 5명만이 승진대열에 합류했다.올해 LG전자 실적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의 경우 각각 9명, 8명의 승진자가 배출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다. 더욱이 수장 교체에 따라 사장에서 부사장급 조직으로 한 단계 위상이 격하됐다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관련업계 역시 인사 전부터 수장 교체설을 비롯 MC사업본부 조직개편 및 향후 사업 전망 등에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던 만큼 인사 결과를 두고 상반된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가장 화두로 떠오른 것은 단연 사업본부의 실적 변화 가능성이다.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를 시작으로 10분기 동안 적자 행진을 이어오며 현재 누적 적자만 2조원에 달한다.
올해 G6와 V30 등 걸출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1분기 적자폭을 1억6100만원으로 줄이는 등 사실상 흑자전환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지만, 2, 3분기 각각 1324억원, 37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돼 회사 안팎의 우려가 쏟아졌다.이에 따라 새로 선임된 황정환 부사장이 MC사업본부 적자 행진에 제동을 걸며 흑자 전환을 앞당길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로 불려온 조준호 사장과는 다르게 황 부사장은 기술 출신 경영인으로 꼽힌다. 세계 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 '옵티머스2X'의 개발 주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는 HE연구소장을 맡아 올레드 TV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SW플랫폼연구소장, 멀티미디어연구소장 등을 거치며 차세대 스마트폰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 MC사업본부의 중장기 기술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특히 새로 신설되는 융복합사업개발센터의 수장직도 겸임할 예정이어서 기존 사업본부 및 신사업 부문과 연계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다소 아쉬운 결정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MC사업본부 실적개선 문제의 해답을 경영진 능력 차원에서 보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 상황에 초점을 둔 해석이다.주요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데 이어 화웨이, 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도 맹추격에 나서는 것을 고려할 때 단순히 수장 교체만으로 상승반전을 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특히 최근 출시된 V30로 4분기 이후 적자 개선의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수장 교체는 자칫 실적회복 기조에 악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3분기 북미 시장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33% 가량 증가하는 등 반등 움직임을 보인 것도 이 같은 우려에 힘을 보태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MC사업본부의 수장 교체는 상당부분 예견됐던 일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회사에서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변화를 선택한 만큼 향후 사업 전략 및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