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업계 첫 어린이집 개원…타 증권사는 외부기관 이용일반 대기업 81% 어린이집 보유 대비 크게 낮아
  • ▲ NH투자증권 사내 어린이집. ⓒ NH투자증권
    ▲ NH투자증권 사내 어린이집. ⓒ NH투자증권

    증권업계에 첫 자체 어린이집이 등장하면서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본사 2층에 직장 어린이집을 외부 위탁 방식으로 개원했다.

    새로 열린 어린이집은 약 100평 규모로 교사는 7명이 근무하며 만 1세~5세의 직원 자녀 40명 정원이 다닐 수 있다. 등록 어린이는 지난 9월 직원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선발했다.

    회사 측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근로복지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개원했다”며 “직원들의 자녀 양육 부담을 덜고 일과 삶의 양립을 이뤄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NH투자증권의 자체 사내 어린이집 개원은 증권사 최초 사례다. 그간 증권업계는 낮은 여성직원 비율로 자체 어린이집 개원에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업계 내 여성직원 비율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다 육아가 부부 모두의 의무라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어린이집 확충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올 3분기 기준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여직원이 재직하고 있는 곳은 키움증권으로 전직원 623명 중 313명(50%)이 재직하고 있어 남직원(310명)보다도 약간 더 많다.

    대형 증권사 중에는 미래에셋대우가 전직원 4670명 중 여직원 2058명으로 44%를 차지해 높은 편이며 한국투자증권이 1054명(43%), 삼성증권은 907명(40%)의 여직원이 각각 근무하고 있다.

    여타 증권사들도 대체로 30%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 타 업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의 여성 고용비율은 37.8%다.

    직장어린이집은 상시근로자 500명 또는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인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사업장 1148곳 중 실제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은 938곳으로 81.7%에 달한다.

    물론 이번에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한 NH투자증권 외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금융투자협회나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다.

    자체 어린이집을 운영하지 않는 경우 공동 설치, 운영하거나 지역 어린이집에 위탁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도상 문제는 없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경우 타 기관 어린이집 시설을 위탁 이용하는 곳이 많아 각 기관 자체 직원들 및 동종업계 타사 직원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아직 한계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유관기관 어린이집도 인원 한계가 있다보니 추첨을 통해 선발하는데 경쟁이 치열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확률은 높지 않다”며 “이번 NH투자증권의 사례가 계기가 돼 다른 증권사들도 자체 어린이집 개원을 검토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