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정권 막 내리자 여성 임원 비중 대폭 축소女 인력 비중 확대 불구, 고위직 승진 드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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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유리천장이 다시 두터워졌다. 한 때 인사 화두로 떠올랐던 여풍(女風)이 잦아들면서 여성 인재풀은 더 취약해졌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권 교체 후 은행권 여성 임원 비중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에서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부행장과 상무 급에 여성을 중용한 곳은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단 두 곳에 불과했다.

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과 올해 초 신규 선임된 최현숙 기업은행 카드‧신탁사업그룹 부행장 외에 눈에 띄는 여성 임원이 없다.

불과 3~4년 전만해도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신순철 전 신한은행 부행장, 김옥정 전 우리은행 부행장 등 여성들이 은행권 '최초' 타이틀을 달고 등장했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여성 대통령 시대가 막을 내린 동시에 여풍도 사그라든 셈이다.

KB금융의 인력 구조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3만779명 가운데 여성 인력 비중은 46.5%지만 여성 최고 경영자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은행 내 부점장 승진 시 여성 대상자 비중을 높이는 등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성 임원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신한은행 역시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실시한 정기 인사에서 단 한 명의 여성 임원도 배출하지 않았다.

승진 및 연수 선발시 여성 할당량을 늘리고 본부 부서 여성 비중 확대라는 내부 정책을 세워뒀지만 고위직에서는 여전히 유리 천장이 견고했다.

다만, 영업 현장에서 활약 중인 여성 본부장들의 승진 통로가 열려있어 올해 연말 여풍이 다시 한 번 불 수도 있다. 

현재 우리은행 강남 1,2 영업 본부에 배치된 한미숙 본부장과 정종숙 본부장이 성과에 따라 상무로 승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내 여성 직원 비중이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잘 아우르고 조직을 통솔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여성 임원들이 필요해지고 있다"며 "조직 안정화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성들이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통로를 더 열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