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인사에서 여성 관리자급 대거 등용금녀 분야인 기업금융도 뛰어난 실적 올려
  • ▲ ⓒ뉴데일리(자료:각 은행)
    ▲ ⓒ뉴데일리(자료:각 은행)

    은행에 입사한 여성 직원들의 승진이 늘면서 금융권 유리천장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이제는 사실상 남녀 차이가 아닌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는 사회가 됐다는 평가다.

22일 우리, 국민, 신한, 기업은행 등 4개 은행의 하반기 정기 인사를 살펴본 결과 여성 지점장 수가 예년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여성 지점장을 보유한 곳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5일 하반기 인사를 단행해 95명의 신규 지점장을 발령했다.

이 가운데 은행 입사 후 처음으로 지점장 반열에 오른 여성은 총 11명에 달했다. 여성 지점장 승진을 비율로 산출했을 때 10.7%에 달하는 수치다.

우리은행은 11명을 포함해 전체 여성 지점장 수를 97명으로 늘렸다.

국민은행은 지금까지 총 95명의 여성 지점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선 여성 지점장을 4명 밖에 배출하지 못했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상당히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신규 점포로 산업단지 5곳에 지점 개설 준비위원장으로 여성 관리직을 2명이나 배치했다.

이들 점포는 기업밀착형 점포로 주로 남성 지점장이 도맡아 왔는데 이들은 기업금융 업무에서 뛰어난 실적을 거둬 이번 지점장 승진인사에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또 신규 지점장으로 발탁된 여성 직원은 모두 70년생으로 알려져 40대 지점장을 여성으로 배출하게 됐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여성이 리더인 기업은행은 지난 14일 하반기 인사를 진행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400여명을 승진시켰다.

이 가운데 여지점장 승진 비율은 약 9%에 달했다.

타 은행에 비해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전문 여성의 승진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올 초 특별승진 8명 중 3명에 여성을 포함시키며 여풍 바람을 먼저 일으켰다.

현재 여성 지점장 비율은 8% 수준에 불과하지만 향후 실력 있는 여성 직원을 전면에 배치하겠단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성 직원을 많이 뽑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결혼과 출산이라는 장벽에 막혀 높은 직급까지 올라가는 여성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며 “은행권의 여성 인력풀 확대로 과거에 비해 지점장, 지역본부장으로 선임되는 경우가 많아져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22일 1000여명이 넘는 인사를 단행했지만 여성 지점장 숫자가 공개되는 것을 꺼려했다.

사실 4대 은행 중 남녀 직원의 급여 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곳도 KEB하나은행이다.

KEB하나은행의 남녀 직원 1인당 급여 차이는 4900만원로 2배 가까운 차이를 나타냈다.

여직원들의 직장 내 지위가 올라갈수록 남녀 직원 간 급여 차이는 줄어들어야 하지만 그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구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간 통합 과정에서 직원들의 급여, 인사 등의 문제를 조정해야 하는데 갈등만 있을 뿐 해결책을 제대로 못 내고 있는 것 아니냐”라며 “조직 갈등으로 인해 남녀 직원 간 불평등이 존재해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