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시장 확대… "D램 값 고공행진 이어져"'고점론' 섣부른 예측… "공급 못지 않게 수요 늘어 성장세 거뜬"
  • ▲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 근무자들이 낸드플래스를 들어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 근무자들이 낸드플래스를 들어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1년 전을 돌이켜보면 전문가들 대부분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초호황은 현실이 됐다. 공급 과잉에 따른 우려도 이해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공급 못지 않게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성장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일정부분 동의했다. 그러나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숨 고르기에 돌입한 것에 대해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분기 단위로 계약을 맺는 관행에 따른 결과일 뿐 수요가 꺾였다고 보긴 이르다는 말도 따라붙었다.

    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4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DDR4 4Gb 512Mx8, 2133MHz)는 3.59달러로 1년새 85% 상승했다. 성장세가 시작된 2016년 7월(1.34달러)과 비교하면 167% 급증했다. 128기가비트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의 평균 가격도 1년새 32% 올랐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는 18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는 국내 반도체업계의 주력 제품으로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반도체 호황에 대한 전망에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반도체 호황이 꺾일 수 있다는 내용의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나오자 시장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급락했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모건스탠리를 포함한 JP모건, 가트너 등은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메모리반도체 상승세가 잦아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설비 투자로 인한 공급 초과 상태가 나타나면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서버용 및 고사양 모바일 제품 수요 확대는 여전하겠지만, 공정 수율 개선에 따른 공급 확대가 수요를 넘어설 것으로 확신했다. 실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선두업체들과 함께 중국업체들의 D램 공급이 확대될 경우 생산량을 대폭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업계의 판단은 달랐다.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공급 제한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신기술, 공장 증설만으로는 섣부른 예측이라 경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등 데이터 기반 컴퓨팅 제품이 증가하면서 메모리 수요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며 "수율 개선을 통해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지만, 수요가 강해 타이트한 수급이 유지될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고점론의 배경에는 1분기 이후 공급부족이 사라질 것이라는 몇몇 보고서가 있었다. 그들은 공급과잉을 중요한 요소로 판단했고 그 배경으로 공장 증설을 언급했다"며 "공급이 늘어나는 건 분명하지만 수요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다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