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인증글·주변 성공담 따라 모방 투자빈부 격차 심한 사회경제적 구조 탓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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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가상화폐에 중독된 20∼30대 청년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인증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20~30대들이 수익 인증을 인터넷에 올리며 가상화폐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주변 인물의 가상화폐 투자 성공담에 모방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회사원 유모씨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가상화폐 수익인증을 다 믿지는 않지만 그런 글을 볼 때마다 지금이라도 투자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는 "회사 후배가 2년 전부터 이더리움을 채굴해 몇십억원을 벌고 퇴사하는 것을 봤다"며 "나도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싶어서 요즘 많이 알아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젊은 층의 반발도 거세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가상화폐 규제 반대 청원에는 이달 14일 오후 8시 기준 17만4000여명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부동산이나 주식 등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초기 투자금이 거의 들지 않는데다, 신기술이 적용됐다는 점 때문에 젊은 층들이 '투기'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20∼30대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투자를 '투기'라고 인식하지 않고 '남들보다 빠르게 정보를 수집해서 돈을 벌었다'고 생각한다"며 "신기술이 연계돼 있으니 자신이 변화와 개혁에 발빠르게 대응해 자수성가했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남들이 다 하니까, 남들이 성공했다고 하니까 '팔랑귀'처럼 거기 흔들려 동조심에 따라하게 되는 심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젊은이들의 가상화폐 열풍이 빈부격차가 심한 사회경제적 구조 때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젊은 층들이 가상화폐에 열광하는 이유는 월급을 모아서는 집 한 채도 살 수 없을 정도로 부의 격차가 큰 사회경제적 구조를 만들어놓은 기성세대의 탓도 있다"며 "젊은이들이 가상화폐에 몰리는 것은 그것이 마지막 인생역전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가상화폐 열풍이 젊은 층 입장에서는 절실한 계층 상승 수단이라는 얘기다.

    다만 김 교수는 "그렇다고 가상화폐 거래를 무작정 전면 허용하면 궁극적으로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효과가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규제하지 않기도 어렵다"며 젊은 층과 정부의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