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정유 업계 미묘한 온도차롯데케미칼, 포트폴리오 개선 기대'흑자' 정유사 관망 … 노조 문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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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롯데케미칼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안 발표를 앞두고 석유화학과 정유업계의 분위기에 온도차가 감지된다. 적자에 허덕이는 석유화학 기업들은 구조개편을 예의주시하는 반면, 흑자를 유지 중인 정유업계는 상대적으로 관망하는 분위기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대산산단을 시작으로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대산 프로젝트가 가장 먼저 진행되고 있어 이달 말쯤 구체적인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며 "산업 전반이 아닌 산단별 특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앞서 지난해 말 산단별(대산·여수·울산)로 사업재편 계획서를 제출한 가운데, 대산산단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업계에서 가장 먼저 계획안을 제출하며 정부의 금융·세제 지원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기다려 왔다.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적자폭이 크게 줄어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롯데케미칼은 대산 공장을 물적 분할한 뒤, 해당 법인을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방안을 사업재편 계획서에 담았다. 합병법인의 지분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50%씩 보유하는 구조다.롯데케미칼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대산 사업장 지분율이 50%로 낮아지면서 연결 실적 기준으로는 대산 공장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고부가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내년부터는 흑자 전환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다만 대산 외 울산·여수 산단은 계획안 제출 이후에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정부 주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산단에서는 대표적으로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에쓰오일이 논의를 진행 중이며, 여수산단에서는 LG화학과 GS칼텍스가 설비 통합 및 운용 효율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산단은 1분기 내 결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계획안만 제출했을뿐 확정된 건 없다"며 "실제로는 자금과 인력, 노조 문제까지 얽혀 있어 구조조정의 길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다만 석유화학 기업들은 범용 제품을 줄이고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한다는 정부 구조조정의 큰 방향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반면 정유사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다. 정유사 관계자는 "정부의 구조조정 발표에 대해 내부에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GS칼텍스는 LG화학과 여수산단 내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업계에선 GS칼텍스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정 부분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GS칼텍스와 LG화학은 각각 NCC 1기, 2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양사가 합작법인(JV) 설립 후 상대적으로 노후화 된 LG화학의 NCC 1기를 폐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과정에서 GS칼텍스는 정부가 무임승차를 경고해 온 상황에서 NCC 감축에 기여하는 구조가 된다.GS칼텍스 입장에선 여수산단 내 NCC를 두 기나 운영할 필요성 자체가 크지 않고, NCC 공장의 지분 50%를 보유한 미국 셰브런과의 협의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말 샤힌프로젝트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 이에 앞서 사우디아람코 계열사인 SABIC과 5조 5000억원 규모의 폴리에틸렌(PE) 수출 판로를 확보했다.이 같은 업계 입장의 온도차는 실적에서 비롯된다. 석유화학 업계는 적자가 지속되는 반면 정유업계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손실 9436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2491억원,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35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 부문도 236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반면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이익 2882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 역시 흑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정유사들의 경유 수출량은 2억237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