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비아파트 준공 24% '뚝'…착공도 5년치 평균 하회대출규제로 투자수요 급감…"지어도 소화 안되는 구조"아파트보다 환금성·안전성 열위…전세사기 여파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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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공급지표가 일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공급 위축 흐름이 이어지고 준공 실적 감소까지 맞물리면서 시장 체감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면서 향후 도심 주거 대체재 부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비아파트 준공 물량은 4680가구로 전년 6131가구 대비 23.7% 감소했다. 수도권 역시 같은 기간 1만9063가구에서 1만3275가구로 30.4% 줄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서울 1만8156가구, 수도권 4만4263가구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비아파트 준공 실적은 2022년 이후 뚜렷한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인허가와 착공 지표는 전년대비 늘긴 했지만 평균치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수도권 비아파트 인허가는 2024년 1만4669가구에서 2025년 1만5046가구로 2.6% 늘었고, 서울 역시 같은 기간 3820가구에서 6442가구로 68.6% 증가했다. 하지만 인허가 5년간 평균은 수도권 4만1805가구, 서울 1만6147가구로 여전히 차이가 크다.

    착공 실적도 유사한 흐름이다. 수도권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지난해 1만3747가구로 집계돼 5년 평균치인 3만9867가구에 크게 못 미쳤다. 서울도 착공 실적이 4985가구에 그치며 5년 평균 1만5873가구를 밑돌았다.

    준주택으로 분류되는 오피스텔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 준공 물량은 지난해 4948실로 전년 1만1796실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근 5년 평균인 1만9809실과 비교하면 공급 위축이 더욱 두드러진다.

    준공 물량은 과거 인허가·착공 급감의 후폭풍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결과로, 당분간 공급 공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는 단기적인 시장 부진이 아니라 구조적인 공급 축소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위축 핵심 원인으로는 약해진 수요 기반이 꼽힌다. 통상 비아파트 상품은 실거주보다 임대수익 목적 비중이 높다. 이 경우 대출규제 강화와 금융여건 악화가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급감했고 실수요 역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비아파트 시장은 금융 환경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지어도 소화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신규 공급 자체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점도 비아파트 시장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가격 조정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환금성과 안정성이 높은 아파트로 수요가 집중돼 비아파트 분산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결과적으로 비아파트는 거래 위축과 가격 불확실성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위기가 냉각된 배경에는 이런 수요 쏠림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빌라 시장의 구조적 불안 요인으로는 전세사기 여파도 빠지지 않는다. 사건 이후 비아파트 전반에 대한 기피 심리가 확산됐고 이는 매매·임대 시장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 거래 감소와 공실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사기 이후 수요자들은 가격보다 리스크 회피가 우선순위가 됐다"며 "회피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입지나 가격 경쟁력이 있어도 비아파트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시장 특유의 품질 문제도 수요 회복을 제약하는 요소다. 누수·결로 등 하자 문제, 건물별 품질 편차, 관리 책임 불분명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아파트와 달리 표준화된 관리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거론된다.

    결국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수요를 되돌리기 어렵고 구조적 신뢰 문제가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공급 확대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금융 지원과 함께 전세 리스크 해소, 품질 관리 강화, 입지 경쟁력 제고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아파트는 도심 주거 공급에서 중요한 축이지만 현재는 대체기능이 크게 약화된 상태"라며 "수요 회복을 전제로 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