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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괄목할만한 실적을 기록한 두산건설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뉴데일리
수년간 적자 늪에 빠졌던 두산건설이 괄목할만한 실적성장세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주택사업 매출증가와 원가율 개선 등으로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198%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840억원으로 전년 3570억원 대비 손실폭은 줄었으나 흑자전환에는 실패해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두산건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1조5359억원·영업이익 58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5%·198% 증가한 수치로,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배가량 늘어났다.
4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성장세가 확연하다. 4분기 매출액은 4338억원으로 최근 2년 가운데 분기 기준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202억원을 기록했다.
두산건설은 실적 성장 배경으로 국내 주택사업 매출증가와 원가율 개선, 최근 증가한 수주잔고 매출화를 꼽았다. 실제 사업부문별 매출 중 주택사업을 포함한 건축부문은 1조116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
수주 성적과 재무구조 개선도 눈에 띈다.
주택사업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방거점도시와 수도권 중심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두산건설 신규 수주는 전년대비 19% 증가한 2조6172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2014년 이후 자산매각 등으로 지속 감소세를 보인 순차입금은 지난해 7529억원으로 전년대비 729억원 감소했고, 이자비용은 124억원 줄어든 857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두산건설은 올해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올해 수주는 토목과 건축의 도급사업 비중 확대 및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의 견고한 수주 성장세로 3조1000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은 그동안 축적된 수주를 기반으로 전년대비 대폭 개선된 2조1000억원이 예상되고, 지속적으로 증가한 수주와 매출을 바탕으로 향후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전망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매출인식 본격화에 따른 수주 성과와 추후 '상승세' 예고에도 두산건설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대폭 개선됐지만 당기순손실은 184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실패했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신용평가사의 평가 결과 기업어음 B+·회사채 BB+ 가 유지되는 등 긍정적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사 박신영 연구원은 "두산건설의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것은 기저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이는 지난 3분기에도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영업익 증가에도 영업손실이 이어졌고, 차입금과 이자 등 세부내역을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은 최종보고서가 나온 뒤 조금 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두산건설의 유동성 범위는 미흡하지만 계열사 지원가능성은 두산건설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사 황덕규 실장은 "두산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이 아닌 주요 건설사 중 하나다"면서 "오는 3월 주총결의를 통해 감사보고서가 제출되면 4월쯤 정기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두산건설 신용등급과 관련 실적과 차입금 두 가지 측면에서 검토할 예정이다.
황 실장은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커버해야 신용등급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데 두산건설의 경우 차입금이 대부분 단기화 돼있고, 두산건설 측에서는 향후 개선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지만 지난해 실적은 우리가 생각했던 수준보다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수주예정 물량이나 수익성을 체크하고, 현금흐름 개선여부와 부족자금의 조달계획 및 실행 상황을 상시 검토해 자구계획 이행여부 등에 따라 등급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아직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국기업평가 선영귀 평가전문위원은 "영업실적이 일부 개선되고 있지만 자체 실적 개선만으로는 수익구조와 재무구조의 안정화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일부 축소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계열사의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계열사 지원과 실적개선을 통해 유동성 위험을 축소시킨다면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