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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데이터의 송수신이 이뤄지는 5G 시대. 이통사들이 안전하게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해킹 차단의 원천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암호통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 암호기술의 경우 수학적 알고리즘을 이용해 해킹 공격자 컴퓨팅 능력에 따라 해독이 가능한 반면, 양자암호기술은 자연계 고유의 양자(에너지 최소단위)적 성질을 활용해 해킹의 위험성을 현저히 낮춰 4차 산업혁명 시대 보안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5x5mm)의 양자난수생성 칩 개발에 성공했다.
양자난수생성 칩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예측이 불가능하고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True Random Number)'를 만들어내는 장치다. 난수를 암호로 하면 슈퍼컴퓨터라도 암호를 풀어 내기 쉽지 않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양자난수생성 칩을 다양한 IoT 제품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용 드론과 같은 IoT 제품은 통신인증을 위해 자신의 고유값을 기지국에 알려야 하는데, 이 때 고유값의 외부 노출을 막기위한 암호화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SK텔레콤은 USB 형태의 양자난수생성기 개발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반도체 칩 형태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탑재해야 하나 USB 형태는 이미 상용화된 제품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양자 난수를 생성할 수 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최근 '양자암호통신 전용 중계 장치'를 개발해 기존 80Km였던 양자암호통신 거리 한계를 112Km 까지 늘렸다.
이에따라 이번에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전용 중계장치를 여러개 연결하면, 수백~수천 Km까지 양자암호통신을 보낼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약 460Km인 점을 고려하면, 전용 중계장치 5개만 설치할 경우 서울에서 보낸 양자암호키를 부산에서 수신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말 전용 중계장치를 자사 상용망에 일부 적용하고, 양자암호통신 서비스의 커버리지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KT도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일대다(1:N) 양자암호통신 시험망 구축에 성공했다.
KT는 "이번 시험망은 KT의 상용 네트워크 환경에서 하나의 서버와 다수의 클라이언트가 동시에 양자암호키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구성됐다"면서 "하나의 장비로 다수의 지점과 동시에 양자통신을 성공해 경제적인 망 구축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험망 구축 성공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KT-KIST' 공동연구개발의 결과로, 정보통신기술센터(IITP)의 지원으로 KIST에서 개발한 '양자암호키 분배 장치'가 사용됐다.
그간 KT는 2017년 우면동 융합기술원에 양자정보통신 기술 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개소하고, 수원 KIST 양자통신 응용연구센터간 46km에 달하는 일대일 구조의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을 구축해 운영해온 바 있다.
이와 함께 KT는 국내 양자통신 기술 관련 우수 기업 및 연구소와 '양자통신 에코 얼라이언스(Eco Alliance)'를 출범했다. 여기서는 KT가 KIST를 비롯, 국내외 통신업계와 함께 핵심 양자기술을 확보하고, 양자통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시장 창출을 견인하고, 보안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술로 '양자암호통신'을 낙점한 모습"이라며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도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 이통사들의 관련 기술 생태계 조성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