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기업으로 택배노조 떠맡아 점유율 50% 육박… 독과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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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대한통운
물류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견뎌야 할 1위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매출 7조원을 돌파한 CJ대한통운은 국내 독보적 1위 물류기업이다. 역대 최대치인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약 17%나 증가했다. CJ는 택배, 글로벌 사업 등 자사 사업 전반에서 고른 성장을 이루고 있다.
CJ는 업계 2~3위로 알려진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를 매출 규모에서 크게 앞선다. 두 업체의 연매출 규모는 약 2조원선으로 CJ의 3분의 1에 못 미친다.
'독보적 1위'라는 타이틀만큼 고민도 크다. 현재 CJ대한통운은 업계를 대표해 택배노조(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와의 갈등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는 택배노조의 노조 활동을 정식 허가했다. 정규근로자가 아닌 특수직 종사자가 노조활동을 인정받은 최초의 사례다. 택배업 종사자의 경우 지역 대리점과의 계약을 바탕으로 하는 개인사업자로, 본사와 직접 계약이 없는 특수직이다.
현재 택배노조의 주 타깃은 CJ대한통운이다. 노조원의 70% 가량이 CJ소속 택배기사다. 노조는 업계 1위 CJ의 사회적 책임을 언급하며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현재 수도권과 지방에서 지부별로 활동하고 있다. 지역 차원의 노조 활동에 따라 파업, 배송지연 등 각 대리점에서 발생하는 갈등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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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설립관련 기자회견을 갖는 택배노조 관계자들 ⓒ 연합뉴스
CJ대한통운은 노조의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본사인 CJ와 기사 간 직접적인 근로계약이 없는 만큼 교섭에 나설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대응에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자, 여론도 술렁이는 모양새다.
매년 늘어나는 택배 시장점유율도 고민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CJ대한통운의 택배 시장 점유율은 45.5%로 전년대비 약 1.4% 증가했다. 2~3위 업체 한진과 롯데의 점유율인 12%보다 훨씬 앞선 규모다.
올해는 수도권 허브터미널 개장 등으로 물량 처리능력이 상향돼 점유율이 더 크게 뛸 수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중 CJ대한통운의 택배 점유율이 40% 후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한 기업이 시장점유율 50%을 넘는 경우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한다. 이후엔 경쟁 사업자나 소비자 권익 침해 위반 행위를 살피는 감시가 강화된다. 점유율 상승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경쟁사와의 덩치차가 크면 클수록 감시의 눈초리는 거세질 수밖에 없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와 큰 격차로 업계 1위를 점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의 경우 리딩 기업으로서 짊어져야 할 과제가 많다"면서 "노조 활동 격화에 따른 기업 이미지 하락, 점유율 상승으로 인한 독과점 감시 우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