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이르면 3월 사업 재개
업계 "SK매직-쿠쿠 성장이 더 무서워"
  • ▲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 웅진그룹
    ▲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 웅진그룹



    웅진의 렌탈 시장 재진출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웅진은 이르면 3월 중 정수기, 비데와 같은 제품을 출시한다. 브랜드명, 영업조직 등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곧 발표할 계획이다.

    웅진은 국내 렌탈 사업 모델을 정립한 원조 회사다. 현재 렌탈 업계 1위 코웨이가 한때는 ‘웅진코웨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을 이끌었다. 당시 웅진코웨이는 샐러리맨 신화, 영업왕 등 윤석금 웅진 회장의 화려한 수식어를 증명하는 알짜 계열사였다.

    업계 곳곳에서는 ‘윤석금의 귀환’에 대한 기대로 웅진의 사업 준비를 관심 있게 지켜봐 왔다. 경영난으로 201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매각한 웅진은 지난 5년간 렌탈 사업이 금지됐었다.

    금지 조항은 올해 초 해제됐고, 웅진은 지난해 말부터 사업을 준비했다. 웅진은 사업 재개를 알리며 코웨이 재인수와 자체 사업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지만, 현재까진 자체 브랜드를 통한 사업이 유력해 보인다.

    웅진의 사업 재진출 시기가 다가왔지만 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시장 상황이 과거와 달라 윤 회장의 노하우만으론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긴 어렵다는 시각에서다. 최근 렌탈 시장은 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기존업체 외에도 SK매직, 쿠쿠, 교원 등 후발 주자의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웅진'이라는 브랜드가 렌탈 업계에선 가치 있게 회자 되지만, 소비자에게 상품 교체 등의 실질적인 영향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업계는 웅진의 사업 재개보다 SK매직, 쿠쿠 등 신규 업체의 점유율 확대에 더 신경 쓰는 눈치다. 두 업체는 저가형 직수정수기를 앞세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직수의 경우 약 200만 대 수준인 전체 정수기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직수 시장 내 양 사의 점유율은 상당하다.

    직수정수기의 경우 기존 탱크형 제품보다 크기가 작고 저렴해 인기가 좋다. 신규업체의 성장세로 탱크형 제품에 몰두하던 코웨이, 청호도 직수 제품으로 라인을 확장하며 고객 이탈 막기에 나섰다.

    웅진의 최대 라이벌로 거론되는 코웨이는 여유가 넘친다. 코웨이는 기존제품 외에도 의류청정기 등 신규 아이템 확대에 적극적이다. 정수기, 비데 등 점유율 1위 품목은 서비스 차별화를 통한 수성 전략 위주다. 말레이시아, 미국 등 고성장세에 있는 해외 사업에도 관심을 두느라 분주하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웅진의 사업 재진출에 업계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고객 이탈 등 위협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기존 업체 입장에서는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웅진보다 이미 성장 중인 신규 업체와의 경쟁이 더 신경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