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기 렌탈의 원조로 알려진 웅진그룹이 코웨이 재인수를 추진한다. 재인수는 내년 중 예정된 웅진의 렌탈 사업 재진출과 발맞춘 전략으로 보인다.
웅진은 MBK가 가진 코웨이 지분 26.8%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MBK가 가진 지분의 전량으로, 지분 가치는 2조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격적인 인수 작업을 위해 웅진 측은 삼성증권, 법무법인 세종을 자문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IB 업계는 지분 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2조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웅진은 2조대로 예상되는 인수 자금을 사모펀드, 증권사 등 투자자 모집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웅진의 재인수 계획에는 내년 1월 MBK파트너스와의 ‘경쟁업 금지 조항’ 만료가 기폭제가 됐다. 2012년 사모펀드 MBK에 코웨이를 매각한 웅진은 조항에 따라 국내는 물론 말레이시아, 미국 등 기존 사업지에서 렌탈 사업을 할 수 없었다.
MBK 측은 웅진의 계획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분 매각과 관련한 협의가 전혀 없었으며, 웅진은 코웨이 매각에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을 뿐 우선 거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MBK 측은 공시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MBK 측은 20일 코웨이 공시를 통해 "코웨이 최대주주(MBK)는 투자자로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까지 지분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MBK 관계자는 "현재 매각과 관련해 웅진과 협의 중인 사항이 전혀 없다"면서 "다만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3자가 알맞은 조건으로 코웨이를 인수하려 할 때 웅진에 관련 의사를 물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웅진도 공시를 통해 "당사는 자문사를 선정해 코웨이 지분인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사실상 인수에 대한 뜻을 재차 강조했다.
웅진은 렌탈 재진출과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코웨이를 인수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 자체 법인을 통해 사업에 나서는 것 등 효율적인 방안을 추후 선택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중 사업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웅진은 법인설립, 인력 구축 등 사업 계획을 마련 중에 있다. 경쟁업 금지 조항이 만료되는 다음 달부터 준비를 시작하면, 내년 3월 중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업 품목은 정수기, 매트리스 등 기존 주력 품목으로 계획돼있다. 원조 기업 웅진의 재진출 소식에 렌탈 업계 곳곳에서도 시장 변화를 전망하고 있다.
웅진 관계자는 "현재 코웨이 인수와 관련해 사모펀드, 증권사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인수자금 마련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은 코웨이 인수, 자체사업 추진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가지고 검토한 후 더 효율적인 안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