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경업금지'조항 만료… '코웨이 재인수-자체사업' 투 트랙 전략IB업계 "2조원 코웨이 몸값 버거울 것"… 자체사업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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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 연합뉴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렌탈 업계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윤 회장은 현재까지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코웨이를 직접 일군 '방문 판매의 신화'로 회자되는 인물이다.
웅진은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두 가지 카드를 제시했다. MBK에 매각했던 코웨이 지분 26%를 재인수 한다는 첫 번째 안과, 자체 법인을 통해 독자 사업에 나서는 두 번째 안이다.
웅진은 내년 상반기 중 기존 주력 품목인 정수기 등을 렌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사업 재진출 계획 마련은 코웨이 인수와는 별개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코웨이 인수가 뜻대로 안 되더라도 렌탈 시장으로의 복귀는 확실시하겠다는 뜻이 된다.
웅진의 사업 재시동에는 코웨이와의 경업조항 만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웅진은 지난 2012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매각하며 '경업금지(競業禁止)' 조항을 맺었다.
해당 조항은 내년 1월 만료되며, 이후부턴 웅진도 렌탈 사업을 할 수 있다. 조항 만료 이후인 1월 중에는 사업 방식과 아이템 등 사업 재진출과 관련한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웅진의 시장 재진출 소식에 업계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업계 원조 윤 회장의 복귀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웅진의 계획대로 코웨이 재인수에 성공한다면 시장 내 명예회복은 식은 죽 먹기다. 업계는 웅진이 자체 사업에 나서더라도 '웅진'이라는 브랜드 인지도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웨이 재인수 선언으로 웅진의 업계 복귀에 많은 관심이 쏠려, 이 자체가 마케팅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코웨이와 웅진의 제품을 비교하는 시각이 자연스레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웅진이 자체 사업에 나설 경우 사업의 핵심은 '영업망 구축'이다. 업계는 웅진이 사업에 재진출 할 시 우수 인력을 확보하려는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형태의 방문판매 종사자는 신규업체 등장 시 인센티브, 복지에 따라 비교적 쉽게 소속 회사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윤석금 회장과 웅진이 국내에 렌탈 사업 모델을 정착시킨 선구자인 만큼, 재진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일부 있다"면서 "다만 후발주자의 등장으로 시장 상황이 치열해진 만큼 웅진만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IB 업계는 웅진의 코웨이 재인수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웅진이 비싼 몸값의 코웨이를 당장 인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다. 웅진이 인수와 자체사업을 동시에 검토한다고 해도, 결국엔 자체사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재 MBK가 보유하고 있는 코웨이 지분 26%의 시장 가치는 약 2조원 대로 예상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가격이 더 뛸 수도 있다.
웅진이 갑작스레 코웨이를 인수하겠다고 나서자 업계 일각에서는 진정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웅진의 코웨이 재인수 선언이 사업 전 마케팅 효과를 노린 관심 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웅진은 사모펀드 등 외부 투자자를 모집해 인수 자금을 조달한다는 입장이다. 웅진 측은 코웨이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자체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투 트랙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현재 코웨이 인수, 자체법인 설립 등 두 가지 안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방안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인수와는 별개로 사업 계획을 마련 중으로 경업조항이 만료되는 1월 중엔 구체화된 사업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