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의사결정권 가진 'C-Level' 바이어, 올 참가 인원 90% 육박신제품 만으로 평가 불가능… "보이지 않은 곳에서 의미 있는 '혁신' 일어나"
  • ▲ MWC 2018 전경. ⓒGSMA
    ▲ MWC 2018 전경. ⓒGSMA


    "미팅하느라 전시회 볼 시간이 없었어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대표는 최근 폐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MWC(Mobile World Congress) 2018'에 참가한 소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1시간 단위로 미팅이 있어 전시회를 둘러보지 못했다"며 "점심도 부스 내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할 정도로 바빴다"고 했다.

    국내 대기업도 비슷한 분위기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장,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등이 MWC을 찾았지만 비공개 전시공간에서 고객을 응대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얼마나 바빴는지 "폐막 1시간을 남기고 전시장 몇 군데만 급하게 둘러봤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기관 한 연구원은 "MWC의 성격을 알면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MWC를 내실있는 비즈니스 행사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진짜 혁신은 비공개 전시룸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MWC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되는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Berlin)와 함께 세계 3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로 불린다. CES, IFA와 차이가 있다면 모바일 분야에 특화돼 있고, 비즈니스 성격이 강해 부품사들의 참가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MWC에 참가한 2300여 업체 중 세트업체는 10%를 넘지 않았다.

    참가하는 인원의 절반 이상이 구매 의사결정권이 있는 'C-Level' 바이어인 것도 MWC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올해 MWC에는 208국에서 10만8000명의 관람객이 찾았는데, 최소 9만명 이상이 '의사결정권이 있는 바이어'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번 MWC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 조차 '혁신이 한계에 부딪혔다' '5G 말곤 볼 게 없었다'는 반응을 내놨다. 삼성 갤럭시S9, LG V30S 씽큐 등 스마트폰 신제품이 이전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이같은 평가가 나왔다. 폴더블폰을 내놓은 ZTE에 대한 악평도 한 몫했다.

    하지만 MWC에 참가한 부품사 관계자은 다른 반응을 내놨다. 이들은 한결같이 "스마트폰 신제품 만으로 MWC를 평가할 순 없다"고 입을 모았다. 부품사 한 관계자는 "(혁신이 없었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며 "보이지 않은 곳에서 의미있는 혁신이 꽤 일어났다"고 했다. 

    그는 노키아와 크루셜텍 등을 언급하면서 "비공개 전시공간에서 팔에 감을 수 있는 미래형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모듈 등이 공개됐다"면서 "혁신은 가까이에 있다. 당장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한계에 부딪혔다고 판단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