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구조조정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GM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또 정부가 GM으로부터 출자 및 신차배정 약속을 받아내면서 GM사태 해결에 실마리가 잡히고 있다.
9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GM본사는 이날 한국GM 채권 2조9천억 출자, 신차 2종 배정, 한국GM 미래기지 활용 등은 방안을 보냈다. 즉 '올드머니'격인 2조9천억원은 GM본사가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앞서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전일 기자간담회서 "경영 실사를 통해 한국 GM의 원가구조를 확인하고 미국 GM 본사의 신규 자금 투입 여부를 지켜본 뒤 지원여부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또 "올드머니(GM이 기존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는 것)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한푼도 들어갈 수 없다"면서 "올드머니는 전적으로 GM본사의 책임"이라고 원칙을 강조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군산공장 폐쇄로 촉발된 GM사태 해결 방안으로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산업은행은 GM이 이러한 입장을 전달해옴에 따라 실사를 진행한 뒤 지원 여부 및 규모 등을 결정하게 된다. GM의 이러한 입장변화는 정부와 산은의 구조조정 원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지난 8일 조선 구조조정 방안으로 성동조선해양을 법정관리하고 STX조선해양을 조건부로 생존시켰다.
정부가 지역경제와 일자리 때문에 모두 생존시킬 것이란 관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동시에 산업논리 못지않게 금융논리 역시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실사와 '뉴머니(신규투자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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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전일 기자간담회서 "경영 실사를 통해 한국 GM의 원가구조를 확인하고 미국 GM 본사의 신규 자금 투입 여부를 지켜본 뒤 지원여부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 뉴데일리
산은은 GM이 회생 의지를 보인 만큼 실사를 통해 원가구조를 확인, 뉴머니를 지원 검토에 들어가게 된다. 금융원 내에서는 산은이 GM의 신규자금만큼 한국GM 지분율(17%)에 비례해 투입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다만 실사 사안을 두고는 양측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게 문제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한국GM의 실사주체로 삼일회계법인을 지정, 이후 실사 리스트를 전달했으나 구체적인 진전이 없어 실사를 개시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동걸 회장은 이에 대해 "실사와 관련해 큰 틀에서는 합의했지만 GM이 민감한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강력한 의사를 표명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배리 앵글 GM 부사장이 올들어 세번째 방한한 만큼 실사에 관한 합의도 구체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