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이례적으로 40대 초반 신임 대표 선임… '대웅맨'들 경쟁사로 이직
  • ▲ 대웅제약 본사. ⓒ대웅제약
    ▲ 대웅제약 본사.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이례적으로 40대 초반의 CEO를 내세우며 젊은 인재들을 주요 보직에 전면 배치하는 '윤재승표 인사'를 다시 보여줬다.

    대웅제약은 지난 23일 신임 대표이사로 윤재춘 사장과 전승호 사장을 공동 선임했다. 공동 대표로 취임한 전승호 대표는 올해 43세라는 젊은 나이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윤재승 회장이 회장직을 맡은 2014년 이후부터 파격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왔다.

    회장직에 오른 다음해인 2015년에는 본부장급 임원이 대거 교체됐는데, 당시 30대였던 김희진 부장을 경영관리본부장에 발탁했고 40대였던 김양석 연구본부장을 자리에 앉히면서 젊은 인재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했다.

    당시 대규모 조직 개편에서 제외된 글로벌사업본부에 있던 전승호 이사가 본부장을 거쳐 올해 대표이사까지 오르게 됐다.

    이처럼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한 물갈이 인사가 진행되면서 수십년간 대웅제약에 근무하며 '대웅맨'으로 불렸던 임원들은 자연스럽게 경쟁사로 이직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서울제약은 대웅제약 출신 임원을 대거 영입한 대표적인 회사다. 서울제약은 대웅제약 출신 김장호 대표가 자리잡은 후 10여명의 대웅제약 출신 임원들을 영입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서울제약 부사장으로 영입된 박재홍 부사장은 윤재승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며 가장 오래 대웅제약에 남아있던 인물이다.

    박재홍 부사장은 대웅제약이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2015년 전문·일반의약품 영업을 총괄하는 본부장 자리에 올랐다가 9개월여만에 교체됐다.

    이후 대웅제약은 영업조직을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분리한 뒤 일반의약품 본부장에 40대 초반이던 류재학 본부장을 발탁했다.

    분리된 영업조직을 통합했다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조직을 분리한 뒤 40대를 본부장 자리에 앉히면서 최측근 마저 회사를 떠나게 한 것이다.

    대웅제약과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두고 법정싸움을 진행 중인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에서 약가·대관·홍보를 총괄했던 핵심 인재인 주희석 전무를 2016년 영입하기도 했다. 

    이렇듯 주요 핵심 임원들이 경쟁사로 옮기면서 경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인재가 현재의 대웅제약에는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받고 있다. 

    전승호 신임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대웅제약을 젊은 문화, 역동적인 조직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마다 거듭되는 윤재승 회장의 파격적인 조직개편이 전승호 대표의 바람대로 혁신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