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롯데다움'으로 승부… 단독 편집매장·체험형 매장으로 차별화신세계, 자체 브랜드(PB)로 경쟁력 제고·업계 최초 남성 고객 전용 카드현대, 간편식·요가스튜디오·플레이스테이션라운지 등 라이프스타일 선도갤러리아, 프리미엄 식재료 콘텐츠 강화… PB '고메이494'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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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가 생존을 위한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고객들을 다시 백화점으로 이끌고 그간 매장 임대 수수료에 대부분 의존하던 수익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차별화 된 자체 콘텐츠와 서비스를 내세우며 '다름'을 외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은 올 초부터 '롯데다움'을 강조하고 나섰다. 롯데백화점이 주도해 선보일 수 있는 차별화된 매장과 상품을 주도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롯데만의 오너십을 내세운 것.
◇ 롯데, '롯데다움'으로 승부… 단독 편집매장·체험형 매장으로 차별화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롯데다움'을 콘셉트로 내세우고 매장 구성(MD개편)부터 인테리어까지 직접 주도해 구성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20여개 '편집매장'을 오픈해 현재 운영 중인 89개의 매장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그간 유명 브랜드들이 이끌어 온 최신 유행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 롯데백화점이 먼저 트렌드를 선보이고 상품을 직매입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SNS 인플루언서(Influencer, SNS 내 영향력 있는 개인)' 편집매장이 대표적인 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2월 본점 2층에 '바이미나', '컬러풀DNA' 등 인플루언서 여성의류 브랜드를 모은 편집매장 '아미마켓’을 업계 최초로 입점시켰다.
롯데백화점의 '아이마켓'을 기획한 송주영 롯데백화점 콘텐츠개발팀 바이어는 "유명 연예인과 콜라보한 상품이 완판되고 연일 SNS에서 화재가 되며 매출 추이가 좋다"며 "봄시즌을 맞아 새롭게 출시되는 상품들에도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향후 매출 확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육아 중인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맘&키즈룩 브랜드 편집매장인 '아미마망(Maman, 엄마)'도 올해 롯데몰 용인점에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잠실점 5층에는 남성 프리미엄 테일러 샵 NPB 브랜드인 '타카오카 컬렉션'이 들어섰다.
롯데백화점은 쇼핑과 함께 문화·오락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매장 구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중 프라모델과 피규어 테마형 커뮤니티 카페인 '하비 플레이스 토비즈(TOBBYS)', 업계 최초 만화책 전문 매장인 '마블·DC 코믹 스토어'가 롯데 아울렛 광명점에, 부산 본점에는 야구와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레전드 히어로즈' 매장이 입점한다.
롯데백화점이 주도한 인테리어와 브랜딩이 결합된 매장도 선보인다. 세계 유명 아동서점들을 참고해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인테리어와 콘셉트로 매장을 직접 구성한 체험형 아동 서점 '동심 서당'을 다음달 잠실점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 채널이 다양화되고 고객 중심적인 유통 트렌드 변화가 확산되며 백화점 주도 매장과 상품 전개가 중요한 생존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오너십 전략을 통해 롯데백화점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브랜드(PB) 사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는 고객들의 성향을 직접 파악해 어떤 스타일의 어떤 브랜드가 필요한지 검증을 거친 뒤 PB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 상품 기획과 제작을 직접하기 때문에 브랜드 론칭 후에도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한 상품을 선보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어 고객들의 호응이 높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2년에는 셔츠, 넥타이 전문 브랜드 레노마를 운영 중인 GMI와 함께 비즈니스 캐주얼 셔츠 브랜드인 '밴브루 셔츠'를 론칭했다. 2011년 9월 강남점 남성전문관 오픈 후 지속적으로 남성 고객을 분석해 남성들의 이너웨어로 급부상한 '비즈니스 캐주얼 셔츠'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
2016년 9월 선보인 캐시미어 브랜드 '델라라나'는 신세계백화점이 기획부터 생산까지 총괄한 첫 PB브랜드이다. 캐시미어 브랜드로 유명한 로로피아나와 이탈리아에서 가공된 원사를 직접 수입, 일반 캐시미어 상품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선보인 델라라나는 품질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신세계 고객의 니즈에 맞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라일' 역시 이탈리아 원사로 만든 프리미엄 니트에 '델라라나'보다 어린 감각의 디자인을 입혀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2월과 8월 선보인 '아디르'와 '언컷'은 업계 최초 다이아몬드 중심의 럭셔리 웨딩 주얼리와 란제리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아디르'는 상품기획과 디자인은 물론 원석을 직접 구입해 제작, 판매, 브랜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참여했다. '언컷'은 브랜딩, 디자인, 생산까지 모두 신세계가 도맡았으며 란제리 전문 디자이너를 포함한 1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1년여간 직접 개발에 매달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PB브랜드의 경우 제조업체와 함께 제작하는 반면 델라라나, 일라일, 아디르, 언컷은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며 "차별화된 PB브랜드를 통해 경쟁이 치열해진 국내 쇼핑 환경 속에서 여러 백화점과 쇼핑몰 중 신세계백화점에 와야할 이유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초 업계 최초로 남성고객만을 위한 '신세계 멘즈라이프 삼성카드'를 선보였다. 백화점을 비롯한 주유, 골프, 택시, 편의점 할인 등 남성들의 소비패턴에 최적화된 카드다.
신세계 측은 "멘즈라이프 카드 발급량은 일반적인 제휴카드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구매력 있는 남성들을 위한 카드다 보니 객단가는 일반 제휴카드에 비해 7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남성들이 중저가 패션 잡화부터 명품 의류까지 쇼핑 영역을 넓히는 등 패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백화점 매출에서 남성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28%대에 머물던 남성 고객의 매출 비중은 2011년 처음 30%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34.1%까지 올랐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가정간편식과 요가 전용 스튜디오,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 등을 선보이며 차별화 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1인가구가 아닌 가정주부를 타깃으로 지난해 11월 론칭한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 '원테이블'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명인명촌 화식한우 소불고기'와 '양구펀치볼시래기밥', '오발탄 양볶음밥'등은 출시되자마자 완판됐으며 현재 생산량을 출시 때보다 3배 가량 늘렸다.
욜로(현재의 행복 추구)와 힐링, 소확행(작지만 확실히 실현 가능한 행복) 등 개인의 만족감에 포커스를 두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요가 매장을 선보였다. 이달 압구정본점 컬쳐파크에 명상·분위기·전문 강사의 강좌 운영 능력 등을 내세워 차별화된 클래스를 진행하고 잇다.
여기에 프리미엄 요가 용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숍과 조용한 분위기에 건강음료를 마실 수 있는 힐링라운지도 마련한 전문적인 '토탈 요가 전문' 매장을 선보인 것. 매장 규모도 85평으로 일반 매장이 보통 15~20평 규모인걸 감안하면 4배 가량 큰 규모다.
이와 함께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를 2017년 5월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에 오픈한 데 이어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목동점에도 선보였다. 고객들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과 VR 콘텐츠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고 액션·스포츠 등 최신 게임을 구비해 대기 고객이 없으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점포별로 월 평균 3000명의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체험 매장 이용을 위해 30분 이상 대기를 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가든파이브점의 경우 같은층 브랜드인 남성복·골프복 등을 누르고 해당층 매출 1등을 기록하고 있으며 20~30대 구매고객의 비중이 75.4%로 전체 백화점 구매 고객의 20~30대 비중(41.5%)보다 33.9%P 가량 높게 나타나 젊은 고객을 집객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은 젊고 트렌디한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위주의 패션·잡화·생활용품 편집샵인 '언더라이즈'와 프리미엄 생활용품 편집매장 'HbyH', 프리미엄 화장품 편집숍 '앳뷰티' 등 차별화 된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수 있는 차별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게 백화점의 역할"이라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프리미엄 식재료 콘텐츠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PB 브랜드인 '고메이494'를 통해 프리미엄 식재료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최근 '고메이494' 유기김 PB 신제품을 출시한데 이어 조선간장과 쇠고기볶음고추장 등 신제품을 잇따라 내놨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명품관 식품관인 '고메이494'를 PB 브랜드명으로 내세워 현재 총 36개의 PB상품을 갖추고 있다. 명품관에서 프리미엄 PB 장류 상품이 된장은 42%, 고추장은 23%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등 프리미엄 식재료를 선호하는 고객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고메이 494유기 참기름∙들기름세트'는 제한된 수확량으로 매년 200~300세트만을 판매해 2016년도 출시 이후 매년 한 달 만에 완판을 기록했으며 VIP고객 재구매율이 55%에 달하는 등 안전한 먹거리를 중시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정수 갤러리아백화점 F&B 부문장은 "고메이494 PB 상품은 수매지 선정부터 포장까지 개발 전 과정에 세심하게 공을 들이고 있으며 향후 식초∙유제품∙반찬류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백화점들은 그간 대부분 비슷한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켜 운영해왔고 멤버십 제도나 프로모션 행사, 백화점 문화센터 등으로 차별화를 주긴 했지만 급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니즈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온라인 쇼핑이 대중화되고 복합 쇼핑몰과 아울렛 등이 활성화되면서 백화점이 더이상 임대 수수료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고 최근에는 백화점이 주도적으로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를 선보이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 고유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경쟁 업체와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백화점업계의 새로운 과제로 자리잡았다"며 "가만히 앉아서 고객이 오기를 기다리기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