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넘긴 자구안 일단 별개, 법정관리 절차 착수
2주 소요… 독자생존-청산 갈림길

  • ▲ STX조선해양이 9개월 만에 또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됐다. ⓒ STX조선해양
    ▲ STX조선해양이 9개월 만에 또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됐다. ⓒ 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이 9개월 만에 또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됐다. 
산업은행은 10일 STX노조가 자구계획제출을 거부해 창원지방법원에 STX조선의 회생절차를 신청할 것이라 밝혔다. 

이날 새벽 STX노사는 인력구조조정과 관련해 막판 합의를 이뤄냈으나 9일로 약속한 데드라인까지 노사 확약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노조는 이날 중으로 조합원을 대상으로 동의여부를 물어 노사 확약서를 낸다는 계획이다. 


◇ STX 노조, 한발 늦은 자구안 내용은 '글쎄'

채권단은 이날까지 자구안 및 고정비 40% 감축에 동의하는 노사확약서를 요구해왔다. 인건비 기준으로 전체 생산직 693명중 75%인 500명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STX조선이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신청을 받은 결과 신청자는 144명에 그쳤다. 

노사합의안은 희망퇴직 및 아웃소식 인력을 일부 줄이고 임금을 삭감, 무급휴직을 늘리는 방안에 합의했다. 

  • ▲ 산업은행은 10일 STX노조가 자구계획제출을 거부해 창원지방법원에 STX조선의 회생절차를 신청할 것이라 밝혔다.  ⓒ 뉴데일리
    ▲ 산업은행은 10일 STX노조가 자구계획제출을 거부해 창원지방법원에 STX조선의 회생절차를 신청할 것이라 밝혔다. ⓒ 뉴데일리


  • 산업은행은 노사가 합의점을 찾은 것보다 합의를 이룬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껏 정부와 산은은 노사 확약이 없거나 자구계획이 미흡할 경우, 법정관리로 전환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에 산업은행은 이날 새벽 보도자료를 통해 "원칙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라며 "향후 생존을 담보할 최소한의 전제인 자구계획도 확보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역시 법적 강제력에 근거한 인력감축 등 고통 분담 및 M&A 타진 등 회생절차 전환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면서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 진행과정에서 생존 방안을 최대한 모색할 것"이라 밝혔다. 


    ◇ 법정관리 신청까지 2주 소요… 갈림길 선 STX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중견조선사 경쟁력 진단 결과 STX조선이 근본적인 원가구조 개선이 없는 한 회생이 불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STX조선의 수주잔량은 총 11척, 2억8천만달러로 채무조정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생존이 어렵다고 봤다. 

    STX조선이 회생할 가능성이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산업은행이 법정관리를 준비하는데는 대략 2주정도 소요된다. 

    성동조선의 경우, 지난달 3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법정관리를 발표했다. 성동조선의 법정관리 신청서가 창원지방법원에 제출된 건 그로부터 2주 뒤인 같은 달 22일에 이뤄졌다. 

  • ▲ 성동조선의 경우, 지난달 3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법정관리를 발표했다.  ⓒ 뉴데일리
    ▲ 성동조선의 경우, 지난달 3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법정관리를 발표했다. ⓒ 뉴데일리


  • 이 기간 동안 산업은행은 STX조선으로부터 노사가 합의한 자구계획안이 도착하는대로 금융위, 산업부 등과 함께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STX노사 합의안이 컨설팅 결과에 부합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정부와 함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생절차가 개시될 경우, 재산조사 등 조사보고를 토대로 법원판단 하에 회생형 법정관리 혹은 인가 전 M&A, 청산 등이 결정된다. 

    산업은행 측은 "회생절차 전환 이후 산은은 최대 채권자로 최대한 법원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지역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고 법원 주도로 산업 재편 등이 원만히 진행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