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화재 작년 기부금 전년比 45%↓손보사는 삼성화재 빼고 대부분 늘어
  • 주요 대기업의 사회공헌기금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보험권에도 일부 축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11일 뉴데일리가 보험사별 공시자료를 토대로 국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의 사회공헌기부금 현황을 파악한 결과 빅3(삼성·한화·교보)생보사와 삼성화재의 지난해 기부금이 줄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지만 전체 사회공헌기부금은 각각 418억 원과 151억 원으로 전년보다 최대 45%나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400억 원으로 전년(5725억 원)보다 64%(3675억 원)나 늘었는데도 사회공헌기부금은 되레 줄어든 것이다. 기부금만 놓고 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135억 원을 냈는데 이는 전년보다 79.4%나 감소한 것이다.

     

    교보생명도 지난해 146억 원을 전체 사회공헌기부금으로 냈는데 전년보다 32%(68억 원)나 줄었다. 반면 손보사들의 경우 삼성화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늘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53억 원을 지출해 DB손해보험(50억 원)을 제쳤다.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기부금이 줄어든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2016년 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대비 자본확충이 배경으로 꼽힌다.

     

    3년 앞으로 다가온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대규모 자본확충 부담이 큰 상황이다. 전체 보험사의 자본확충 규모가 약 55조 원에 이른다는 추정전망치도 나오고 있다.

     

    최순실 사태로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크게 위축된 점도 한몫하고 있다. 기업들이 정상적인 사회공헌조차 괜한 오해를 받을까 몸을 사리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생명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등에 기부금을 출연했다가 최순실 사태에 연루돼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그룹에 내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에 대한 금액이 지난해 200억 원 정도 줄어 사회공헌기부금이 줄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임이 갈수록 중시되는 추세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부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부금의 집행기준과 절차를 깐깐하게 하는 등 내부적인 '자체검열'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기부 방식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장기적인 맞춤형 지원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방향을 제안했다.

     

    성주호 경희대 교수는 "기업들의 사회공헌기금은 보여주기식 홍보성인 경우가 많아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다"며 "사회공헌 활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성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