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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이 11년 만에 마주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교류 확대가 예상되면서 한반도 긴장완화에 따른 경제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과 시중은행, 카드·보험 등 2금융권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향후 여건이 조성되면 대북 관련된 여러 사업들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제 훈풍 기대감속에서도 저축은행업계는 각종 규제에 발이 묶여 새 먹거리 발굴에 대한 운신이 폭이 좁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최고금리 인하 등 직접 가격통제에 나선데 이어 중금리대출 총량규제, 예대율 규제, 권역별 의무대출 규제 등으로 저축은행의 손발을 묶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저축은행의 영업구역 확대 합병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다. 핀테크를 통한 비대면 영업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지역별 대출 규제 및 영업권 확대 제한으로 새 활로 탐색이 어려운 상황이다.
저축은행은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야 한다.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서울·인천·경기는 50%, 이외 4개 영업권의 경우 40%로 제한돼 있다. 해당 권역을 넘는 인수 합병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 시중은행, 카드사 등이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시도조차 할 수 없다. 비대면 계좌가 늘어나면서 사실상 영업구역의 제한이 없어졌음에도 저축은행만 규제를 받는 것이다. 해외송금업무와 독자적 간편결제, 카드발급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에서 저축은행의 서민금융 서비스 제공이라는 본래 취지에 반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상품만을 총량규제 대상으로 묶으며 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2금융권을 ‘약탈적대출’로 정의한데 이어 지난 2월부터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됐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에서 20% 상한 금리 조정까지 압박과 예대율 규제까지 도입하면서 이중규제라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는 대출 총량규제라는 부메랑을 맞은 상황에서 금리까지 낮추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업계에서는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금융사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가 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눈치다.
전문가들은 경영자율성을 침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개혁의 본질이 금융권에 대한 규제와 자율성을 발휘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닌데 금융당국이 유독 저축은행을 압박하는 게 지속되고 있다”며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건전성 개선을 이룬 만큼 저축은행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으로 경협활성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융권에서도 새 시장을 찾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저축은행권에는 각종 규제들로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