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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조만간 ‘종전 선언’까지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가운데 한국 증시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이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27일 전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짝 매수’를 보이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25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나흘째 매도세였던 외국인은 26일 1710억원 매수한 데 이어 27일 1611억원, 30일에는 2432억원 각각 매수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27일 197억원, 30일 111억원을 매수했으며 2일 오후 현재도 강한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주가상승을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앞서 통일한 독일의 ‘베를린 장벽’ 붕괴 전후 주가가 급등했던 사례가 자주 언급된다.
실제 1989년 11월 독일 통일 전 1300대였던 당시 DAX지수는 통일 직후 6개월여간 1900대까지 급상승했다가 1990년 7월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며 1993년 하반기에는 다시 1900대선을 회복했다.
국내 증시 역시 통일 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23일 남북 통일 전후의 시황 전망을 내놓았다.
정다이 연구원은 “베를린 장벽 붕괴 후 DAX 지수는 3개월 동안 35%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당시 독일 기업의 인수 가능성, 유럽시장 접근성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등으로 ‘통일 유포리아(Euphoria)’라고 불릴 정도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최근 남북 경협주가 급등한 것도 독일의 유포리아 현상과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통일 후에는 비용 발생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남북한 GDP 격차만 80배에 달하며 1인당 GDP도 4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만큼 우리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발생하기 쉽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한반도 통일 비용을 우리나라 GDP의 3/4 수준인 1조달러(한화 약 1170조원)으로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독일도 화폐 통합이 진전된 후에는 통일비용이 현실화되면서 공식 통일 전까지 단기에 상승했던 부분을 모두 반납한 바 있다”고 경고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통일 당시 서독은 동독의 경제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했다”며 “이에 따른 경기 압박으로 독일 주식시장은 상당기간 부진했으며 세금으로 통일비용을 충당한 부분도 주식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로 해외 투자자금의 유치 증가, 북한의 물적‧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의 성장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고질적 문제는 밸류에이션이 낮게 책정된다는 것”이라며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우발적 투자회수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평화체제 구축이 이뤄진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점진적으로 해소돼 주식시장뿐 아니라 실물투자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