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에 아모레퍼시픽그룹 작년 이어 역성장
LG생활건강 사상 최대 실적…13년 성장 지속
LG생활건강 사상 최대 실적…13년 성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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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 1분기 화장품업계 '빅2'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희비가 엇갈렸다. 서경배 회장이 이끄는 아모레퍼시픽은 역성장하며 주춤했지만 차석용 부회장이 묵묵히 이끌어온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아모레 '울고'·LG생건 '웃고'
9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6643억원, 2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27%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4316억원, 23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26% 감소했다.
그룹내 효자 브랜드 역할을 하던 이니스프리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1627억원, 3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29% 줄었다. 에뛰드의 올 1분기 매출은 6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고 15억원의 손해를 봤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및 면세 채널 유통 건전화 노력, 주요 관광 상권의 위축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혁신상품 개발, 고객 경험 혁신, 디지털 혁신 등 3대 경영 원칙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이 역성장할 때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6592억원과 2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와 9.2%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0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2분기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3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주력 사업인 화장품 부문은 매출 9477억원, 영업이익 21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1%, 20.1% 증가했다. 특히 '후', '숨', '오휘' 등을 포함하는 럭셔리 화장품 사업은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호가 꾸준히 이어졌다.
후는 2004년부터 매년 약 40%씩 매출 성장을 이뤄왔다. 2009년 매출 1000억원, 2016년 1조2000억원, 지난해에는 1조4000억원을 돌파하며 단일 브랜드로 국내 화장품 1위 설화수를 재쳤다. 올 1분기는 국내·외에서 35% 성장하며 매출을 견인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방한 관광객수 회복이 더디고 내수 정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부 환경에 흔들림 없이 성장해 온 럭셔리 화장품이 국내와 해외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며 성장을 견인했다"며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후, 숨, 오휘 등을 포함하는 럭셔리 화장품 사업은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호가 꾸준히 이어지며 지속적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불황·사드인데"…실적 희비 왜?
경기 불황과 '사드 보복 여파'라는 같은 환경 속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상반된 실적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사드 배치 뒤 중국인 단체 관광객 방한 금지 조치였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명동 등 주요 상권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고 백화점 등 대형유통채널의 판매가 부진했던 것도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올 1분기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은 15%, 33%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부터 내부 영업 전략으로 채택한 구매 제한 정책은 면세점 매출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에서의 1인당 구매수량을 최대 75% 축소했고 브랜드별 최대 20개까지 가능했던 구매 수량을 5개로 줄였다. 이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의 50%를 차지하는 면세점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G생활건강은 후·공진향·인양 3종 등의 구매수량(최대 5개)을 제한했으나 아모레퍼시픽보다는 제한폭이 적다.
화장품이 매출의 80~90%%가 넘는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LG생활건강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시장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뿐만 아니라 올 1분기 생활용품(3947억원)과 음료사업(3168억원)에서만 715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의 경우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가 계속되면서 화장품 사업 부진 우려가 컸지만 럭셔리 브랜드 위주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성장을 이어갔다"면서 "사업포트폴리오의 다양성과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이 올 1분기 두 기업의 희비를 갈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