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노리던 글로벌 투자자금 신흥국 유출 조짐아르헨티나‧터키‧남아공 타격 커…국내 상장사도 영향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재차 인상키로 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18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1.75~2.00%로 0.25% 인상키로 했다.이와 함께 연준은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 따라 올해 금리 인상 전망 횟수도 네 차례로 상향조정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세 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문제는 이에 따라 아시아 및 신흥국에 투자됐던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고수익을 노리고 신흥국에 유입된 글로벌 투자자금이 보다 안전한 투자 대상인 선진국 시장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우에는 신흥국에서 대규모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7일 ‘6월 미국 금리인상과 시사점’에서 미국이 금리를 4회 인상하게 되면 한미 간 금리차가 최대 1.00%까지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실제 코스피도 미국 금리인상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15일 전 거래일 대비 1.84% 하락 마감하며 시장 내 불안감이 확산됐다.글로벌 투자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조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흥국 22개국의 재정상황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아르헨티나‧브라질‧터키‧멕시코‧남아공‧우크라이나 등이 위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 중에서도 외환 보유액이 부족한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의 위험성이 가장 높다고 연구원은 평가했다.이미 글로벌 투자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공식 발표되기도 전부터 아시아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흐름이 나타나기도 했다.국제금융센터가 지난 15일 발간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3일 기준 북미 지역으로의 자금 유입 규모는 97억달러로 근 13주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반면 신흥국의 경우 중국은 A주의 MSCI지수 편입으로 투자유입이 소폭 늘었으나 여타 아시아 주요국들은 대부분 순유출 추세를 나타냈다.인도의 경우 13일 기준 4억2000만달러, 태국은 410만달러, 인도네시아는 183만달러의 순유출액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유출폭이 크게 늘었다.이에 따라 신흥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상장기업들도 간접적 피해를 볼 수 있다.한편, 미국발 리스크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강승원‧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과 ECB가 모두 향후 정책의 방향을 긴축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으나 장기전망으로는 불확실성이 있어 당분간 장기 금리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글로벌 통화정책 이벤트는 소강상태로 진입할 것이며 국내에서도 단기간 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할 여건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