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리모와 직진출 타진 中패션업계의 불황 속 韓 명품 시장 성장 지속 영향
-
경기 불황에도 높은 인기를 실감하는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브랜드들의 직진출 행렬이 거세지고 있다. 소비 침체로 국내 패션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틈을 노린 이들은 직진출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 팔을 걷어 부친 것으로 해석된다.
LVMH는 루이비통 뿐만 아니라 크리스찬 디올·지방시·펜디 등 브랜드 등을 전개하는 글로벌 명품 패션업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지방시(GIVENCHY)가 한국 직진출을 위한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시 본사는 이를 위해 1년 반 전부터 한국 지사장을 물색하고 시장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시는 그간 고소영 등 유명 연예인이 들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다.
지방시는 패션잡화 뿐만 아니라 국내에 화장품 사업도 진출한다. 지방시뷰티는 오는 30일 한국 1호점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1층에 열기로 했다. 지방시뷰티는 국내에는 면세점 외에는 별도 매장이 없었다. 오는 8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국내 2호 매장을 열 계획이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지방시의 한국 시장 내 독점 판매권리(판권)는 신세계인터내셔날(SI)이 갖고 있다. 이에 대해 SI 관계자는 "지방시와 관련해 규정상 계약기간을 밝힐 수 없다"고 짧게 설명했다.
독일 여행 가방 브랜드 리모와(RIMOWA)도 한국 직진출을 모색 중이다. 이에 따라 본사가 인력 채용은 물론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부터 국내 유통을 맡아온 썬무역상사와의 계약 기간은 올 연말까지로 이달 30일까지 양사 간 합의가 완료돼야 한다. 업계에선 "LVMH 측의 재계약에 대한 공식적인 의사가 없는 가운데 썬무역상사는 13개 입점 유통사에 '재계약과 관련해 연장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송부한 상태"고 분위기가 설명했다.
이처럼 LVMH의 브랜드들이 한국시장에 직진출하는 배경에는 국내 패션 업체들의 노력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쌓이고 매출이 높아지자 수익증대를 위해 직접 뛰어 한국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게 수입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 진출초기에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들어와 기반을 닦은 후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VMH의 경우 2012년 화장품 브랜드 프레쉬를, 2014년 잡화 브랜드 몽블랑을 한국시장에 직진출시킨 바 있다. 이들은 한국시장에서 초창기 라이선스 형태로 전개되다 자리를 잡으면서 지사를 설립했다.
한국이 아시아의 패션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직진출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이를 비슷한 아시아권 내 다른 시장에 대한 진출 발판으로 사용하기 포석으로 해석된다.
매년 성장하고 있는데다 명품 시장의 큰손인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서라도 한국시장은 전략적 요충지 같은 곳으로 떠올랐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대략 14조원대로 형성돼 있다. 미국·일본·이탈리아·프랑스·중국 등에 이어 8위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은 불황에도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하고 있어 명품 업체로서 탐나는 시장"이라고 평가하며 "LVMH가 다른 명품 브랜드도 한국에 직진출시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다만 또다른 관계자는 "직진출을 선언했다가 국내시장 적응에 실패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종종 있다"면서 "직진출이 곧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