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탈락 대학들 이의신청, 수용가능성 희박
  • ▲ 대학기본역량진단 2단계 진단 대상에 오른 대학들이 이의신청에 나선 가운데, 재진단 평가 여부는 이달 말께 확정된다. ⓒ뉴시스
    ▲ 대학기본역량진단 2단계 진단 대상에 오른 대학들이 이의신청에 나선 가운데, 재진단 평가 여부는 이달 말께 확정된다. ⓒ뉴시스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 발표로 '예비 자율개선대학'이 공개되면서, 2단계 진단 대상에 포함된 대학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대학들은 이의신청에 나섰지만, 수용되지 않을 경우 자칫 각종 제재로 '퇴출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6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전국 323개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1단계 관문을 통과해 예비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된 곳은 207개교로, 나머지 116개 대학(일반대 67개교·전문대 49개교)은 2단계 진단 대상에 올랐다.

    1단계 평가에서 '예비 자율개선대학'이 결정된 대학들은 안도한 반면, 2단계 진단 대상은 평가 결과에 따라 정원 감축 등 사실상 불이익이 예고된 상태다.

    이에 2단계 대상에 오른 대학들은 지난 22일 이의신청을 마쳤다. 하지만 수용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의신청이 거부된 대학에는 이달 말께 2단계 진단 여부를 통보, 최종 결과가 공개되는 올해 8월까지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대학들이 2단계 진단을 피하고자 한 이유는 정원 감축 외에 정부 재정지원 제한이라는 악재를 만날 경우, 재정 악화로 퇴출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2단계 평가 대상에 오른 것에 김영호 배재대 총장은 최근 사퇴 입장을 표시했고, 강동완 조선대 총장은 대학혁신 추진에 '총장직'을 걸겠다며 구성원에게 사과했다.

    서울 소재 대학 중에는 덕성여자대학교가 2단계 진단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덕성여대 측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할 정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덕성여대는 앞서 2015학년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명단에 포함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미 한 차례 악재를 겪었던 덕성여대였지만, 기본역량진단 가결과 발표 전 학교법인에서는 대학 측에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23일 열린 학교법인 덕성학원 2018년도 7차 이사회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은 '정원감축 권고 미이행에 따른 감점산식 공문을 교육부로부터 접수해 4% 정원감축을 결정, 32개 학과를 대상으로 49명을 감축했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에 박상임 이사장은 "학생상담실적이 기본역량진단 지표에 포함됐는데 학과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상담실적을 입력해달라고 홍보했는지 의문이다'고 밝혔고, 최항도 이사는 '우리 대학의 취업률이 저조하다는 것은 교수들이 그만큼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염홍경 이사는 '정원감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재정손실로 이사회에 책임지라는데, 미이행으로 또 재정지원제한대학이 된다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의문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사회에서 여러 지적 사항은 지난 3월 대학기본역량진단 자체진단보고서 제출이 마감된 뒤 등장한 것으로, 올해 9월 말까지 취약점 해결 등을 위한 개편안 마련을 주문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기본역량진단 2단계 진단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사회가 대학 측에 어떠한 부분을 지적할지 여부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대인 한국해양대는 2단계 진단 대상에 오른 것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해양분야 특성화 대학으로, 특수성을 인정 받지 못한 부분에서 교육부 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해양대 관계자는 "정량지표에서 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등은 거의 만점에 가까웠다. 하지만 정성지표에서 상대적으로 점수를 많이 잃었다. 정확한 평가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이의신청을 했다. 해양대는 해양분야 특성화대학으로 국제해사기구(IMO)에 맞춰 이수해야 하는 필수 과목이 있고, 국제 기준을 맞춰야 하기에 교양 과목이 적다는 특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해운업 불황 속에서 최악의 결과만은 피해야 한다는 상황에서, 해양대는 사실상 2단계 평가를 대비하고 있다.

    해양대 측은 "조선·해운업의 어려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대는 입시 경쟁률이나 취업률 등은 상대적으로 잘 나올 정도였다. 노력을 계속했는데 이런 평가가 나와서 내부적으로 걱정이 크다. 최악의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하니깐 여러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