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 부장 지주사와 식품 계열사, 장녀 이경후 상무 미디어와 커머스 담당CJ그룹 측, 경영권 승계로 확대 해석하는 것 경계… "경영수업 과정일 뿐"
  • ▲ CJ 이재현 회장 장녀 이경후 상무(왼쪽), 장남 이선호 부장(오른쪽). ⓒCJ
    ▲ CJ 이재현 회장 장녀 이경후 상무(왼쪽), 장남 이선호 부장(오른쪽). ⓒCJ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상무가 CJ ENM 브랜드 전략을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이 3세 경영 밑그림을 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이 지주사와 식품 계열사를, 장녀 이경후 상무가 미디어와 커머스를 부문을 맡아 역할분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CJ그룹은 지난 1일부로 CJ㈜ 미국지역본부 마케팅팀장을 맡고 있는 이 상무를 CJ ENM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로 인사 발령했다. 미국지역본부에서 북미 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을 책임졌던 이 상무는 이번 발령을 앞두고 2년 만에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 석사 졸업 후 2011년 CJ㈜ 사업팀 대리로 입사해 사업관리와 기획 업무를 익히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 방송기획팀을 거쳐 2016년부터 CJ㈜ 미국지역본부에서 근무해 왔다.

    현재 장남 이선호씨는 CJ제일제당에서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경영수업을 위해 회사에 입사한 이후 올해로 5년차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CJ의 본격적인 3세경영 승계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경영수업을 받아 온 두 사람이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처럼 역할분담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점치는 것이다. 

    CJ그룹은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오너일가 대부분이 경영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은 기업의 투자전략과 전체적인 경영을 책임지고, 이 부회장은 미디어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손경식 회장은 대외활동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CJ는 예전부터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담당하며 오너 일가 간 갈등을 줄여왔다"며 "이 회장이 구속되기 전부터 그래왔듯이, 3세 경영구도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승계에 필요한 CJ 주식회사 지분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아 장남 이선호 부장이 2대 주주로 올라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3세 경영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7.97%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이며, 다음으로 이 상무가 지분 6.91%를 소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 부장은 씨앤아이레저산업 지분 51%와 CJE&M 지분 0.68%도 보유하고 있다. 이 상무는 CJ 지분 0.13%, CJE&M 지분 0.27%, CJ제일제당 지분 0.13%를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CJ올리브네트웍스 상장 문제가 3세 승계와 관련해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이 부장이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매각한 돈으로 지주사 CJ의 지분 인수에 나서거나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양도받을 때 내는 증여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CJ그룹 측은 이번 인사와 승계와의 관련성에 대해 부인했다. CJ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아직 젊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3세 승계는 너무 앞서나간 해석"이라며 "이경후 상무의 인사는 경영수업을 위한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