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올해 순증점포 수 전년比 절반 수준"현 상황 유지되면서 최저임금 8000~1만원으로 결정되면 점주 수익 0"
  • ▲ 폐점한 편의점 모습. ⓒ진범용 기자
    ▲ 폐점한 편의점 모습. ⓒ진범용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노동계에서 올해보다 43.3% 인상된 1만790원을 제시하면서 가맹사업 위주로 진행하는 편의점업계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2017년보다 16.4% 인상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노동계가 너무 높은 상승 폭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U의 올해 상반기 순증 점포수는 394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2개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GS25도 올해 상반기 순증 점포가 343개에 그치며 전년 상반기 1048개와 비교해 하락 폭이 컸다. 세븐일레븐 역시 이 기간 순증점포수가 270개로 전년 388개보다 100개 이상 줄었다.

    순증 점포수란 개점 점포 수에서 폐점 점포 수를 뺀 수치다. 편의점업계의 순증 규모 감소는 폐점보다는 인건비 부담이 상승하면서 신규 점포 개점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이 분석한 결과, 지난 2017년 기준 풀오토 매장의 평균 인건비는 월 580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최저임금 6470원을 기준으로 주휴수당 및 4대 보험비를 포함한 수치다. 당시 점주 수익은 월 150만원 전후로 파악된다.

    그러나 올해 16.4%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월 인건비는 675만원으로 증가, 점주 수익은 월 50만원 수준까지 급감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 상황이 유지된 채 최저임금이 2019년도 8000~1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사실상 점수 수익이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 ▲ 최임 상승에 따른 점주 영업이익 변화 – 풀오토 점포 시급 8000원부터 수익성 소멸.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전망
    ▲ 최임 상승에 따른 점주 영업이익 변화 – 풀오토 점포 시급 8000원부터 수익성 소멸.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전망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가맹점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편의점 본사 역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맹점 상생 지원금을 1년 만에 다시 늘려야 할 수도 있기 때문.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1분기 영업이익은 기준전기대비 1.5% 감소한 26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0.3% 증가한 1조3166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 역시 21.1% 감소한 221억원으로 나타났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11월 1일 분할기일로 주식회사 BGF에서 인적 분할돼 신규설립돼 전년동기 실적은 공시에 기재하지 않았다. 전기 실적은 11~12월 실적을 의미한다.

    지주사인 BGF의 올 1분기 영업이익도 5억6300만원으로 BGF리테일과 BGF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해도 BGF리테일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96억3400만원과 비교해 31% 급감했다.

    GS리테일 실적에서도 편의점 사업부분인 GS25의 부진이 이어졌다.

    GS리테일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9948억원, 영업이익은 2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8.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2%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8.7% 감소한 191억원을 기록했다.

    GS수퍼마켓이 4년 만에 비수기인 1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고, 호텔 사업부분도 파르나스 타워 임대 완료 등으로 개선된 실적을 거둬들였다는 점에서 편의점 사업 부분이 사실상 영업이익 감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CU와 GS25는 지난해 각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주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각각 1조500억원, 9000억원 수준의 상생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만약 최저임금 인상이 올해와 같은 수준 혹은 그 이상 증가할 경우 가맹점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편의점은 본사 차원의 상생 지원금을 다시 확대할 수밖에 없고 영업이익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14일로 다가온 가운데 편의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현재 노동계는 시급 1만790원, 경영계는 시급 7530원(동결)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직전년도의 경우 노동계가 주장한 9570원과 경영계의 6670원의 절충안인 7530원으로 결정된 바 있어 올해 역시 절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올해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 차등 적용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文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소득주도 성장이 이뤄질 경우 임금을 올려도 매출이 증가해 편의점 가맹점들의 이익이 보존돼야 하지만 현재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해의 경우 너무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맹점들의 위기론이 나오면서 상생지원금을 대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올해 인상폭이 결정되면 향후 논의가 있을 예정이지만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지원금 확대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가맹점 사업 전체가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