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68주째 상승 … 강북·성북·도봉 오름폭 커靑 "걱정할 일 아냐"라더니 … 15억 대출 규제 부작용 증폭전세 난민들 월세 부담 눈덩이 … 갈 곳 잃은 실수요자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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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권을 넘어 외곽과 비강남권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고가주택과 투기수요를 겨냥해 규제를 강화했지만 정작 대출이 가능한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몰리면서 서민·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이 먼저 커지는 모습이다. 전세 매물 부족과 월세 비중 확대까지 겹치면서 매매와 임대차 시장 모두에서 주거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올랐다. 상승폭은 전주 0.31%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6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상승세는 강남권보다 비강남권에서 두드러졌다. 강북구가 0.42%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북구와 광진구는 각각 0.37%, 도봉구는 0.34% 상승했다. 강서구와 구로구도 0.32%씩 오르며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15억원 이하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해 "젊은 세대 실수요가 많은 구간"이라며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강남권 고가주택 규제와 대출 제한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수요가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중저가 단지로 몰리면서 비강남권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외곽 주요 단지 가격도 빠르게 올라왔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는 지난 9일 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5월 같은 면적이 6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6500만원 올랐고, 2023년 5월 6억원과 비교하면 3년 새 1억4500만원 상승했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전용 84㎡도 9억원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면적은 지난 6일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2023년 11월 7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3년 내 저점 대비 1억9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같은 도봉구 창동 삼성래미안 전용 84㎡는 지난 18일 9억1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5월 같은 면적이 7억9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억1500만원 상승했고, 2023년 1월 7억원과 비교하면 3년 새 2억1000만원 올랐다.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아이파크 전용 84㎡는 상승폭이 더 크다. 해당 면적은 지난 22일 1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같은 면적이 11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억3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전세시장은 개별 단지 가격보다 매물 부족과 월세화 흐름이 더 뚜렷하다. 올해 1~3월 서울 전체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70.5%까지 올라섰고,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도 50.8%로 절반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서울 전세 거래는 2만563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줄어든 반면 월세 거래는 6만2136건으로 32.3% 늘었다.

    매매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전세 매물까지 줄어들면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더 좁아진다. 집을 사기 어려운 수요가 전세로 머물기도 어려워지고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는 월세 시장으로 밀려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어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저가 매수세 회복보다는 대출 가능한 가격대의 수요 유입으로 봐야 한다"며 "노원·관악·구로 등은 거래가 많고 올해 가격 변동률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 매물 부족과 전세가 상승, 6억원 한도 내 대출 운용 여건이 맞물리면서 대출 가능한 지역에서 실수요 매입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은 상급지 독주보다 대출이 가능한 가격대로 수요가 이동하는 '키 맞추기' 현상에 가깝다"며 "가격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와 생애최초 대출을 활용하는 3040 무주택 수요가 중하위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비강남권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 규제와 전세 매물 부족, 전세가 상승이 맞물리면 매매와 임대차 시장이 함께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순수 전세 매물 잠김이 심화될 경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대출 가능한 지역에서 매수로 돌아서거나 월세 부담을 감수하는 선택지가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매매가격 상승과 전세 거래 감소, 월세 비중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는 흐름이다. 매매시장에서는 대출 가능한 가격대의 비강남권 단지까지 가격이 오르고 임대차시장에서는 전세 물량 감소분을 월세 거래가 흡수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고가주택 규제와 대출 제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요가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와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 외곽·비강남권 매매가격 상승과 전세의 월세화가 맞물릴 경우 무주택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더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