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온열환자 551건 기록… 최근 4일간 급증세물 많이 마시기, 낮시간대 활동 자제, 휴식 등이 중요
  • ▲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13일 오후 강원도 홍천군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를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13일 오후 강원도 홍천군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를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연일 폭염이 지속되면서 탈진, 열사병, 열경련 등 온열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올해 여름은 한반도 ‘열돔’ 현상으로 폭염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각종 온열질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응급의료기관 519곳을 기반으로 한 ‘온열질환 감시’ 결과 지난 5월20일부터 7월15일까지 총 551건의 온열환자가 신고됐다.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52%인 285명이 신고해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온열질환 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6500명의 온열질환자가 확인됐다. 이 중 40%(2588명)는 논밭·작업장 등 실외에서 12시~17시 사이에 발생했다.

    온열질환자는 50세 이상이 전체의 56.4%(3669명)를 이뤘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중 50세 이상은 75.9%(41명)에 이른다. 장년과 고령층이 특히 온열질환을 철저하게 예방해야 하는 이유다.

    온열질환의 특징, 증상,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열사병(heat stroke)

    열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체온조절기능의 이상으로 갑자기 발생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질환으로 다기관 손상 및 기능장애와 중추신경장애를 일으킨다. 체온조절장애로 전신의 발한정지, 40℃이상의 심부체온상승 등을 일으킨다.

    주요 증상은 41°C 이상의 높은 체온, 힘이 없거나 정신이 혼미하거나 이상한 행동, 판단장애, 섬망, 경련, 혼수 등이 있다. 피부가 뜨겁고 땀이 나지 않아 건조하며 붉다. 빠른 맥박, 두통,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더 진행되면 의식을 잃고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오심, 구토, 두통, 허탈, 헛소리 등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인다.

    열사병은 사망률이 매우 높아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100% 사망한다. 치료를 하더라도 심부체온이 43℃ 이상인 경우는 약 80%, 43℃ 이하인 경우는 약 40% 정도의 치명률을 보인다. 혼수상태가 지속되면 예후가 매우 불량하기 때문에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열사병의 치료에는 무엇보다 환자의 체온을 빨리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를 서늘한 장소로 옮긴 후 환자의 옷을 벗기고 선풍기 등을 이용하여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찬물을 몸에 뿌려주고,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찬물을 조금씩 먹인다.

    의식이 혼미하거나 의식을 잃은 경우에는 응급조치로 기도확보, 호흡확인, 순환확보를 한다. 그 다음에는 정맥내주입선(intravenous line)을 확보한 후 심부체온을 39℃까지 떨어뜨려야 한다.

    ◆ 열탈진(heat exhaustion)

    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려 염분과 수분손실이 많을 때 발생하는 고열장애(열중증, heat disorder)이다. 땀으로 인한 염분과 체액 상실을 충분하게 보충하지 못할 때 생긴다. 폭염인 상황에서 높은 강도의 작업에 종사할 때 주로 걸린다.

    주요한 증상은 심한 땀, 심한 갈증, 차갑고 축축한 피부, 피로감, 현기증, 식욕 감퇴, 두통, 구역, 구토 등이다. 체온이 38°C 이상 상승하며 헐떡거리거나 호흡이 빨라지고 시야가 흐려진다.

    이 상태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열사병을 유발할 수 있다. 환자를 서늘한 장소에 옮겨 열을 식히면서 염분과 수분을 보충시켜야 한다. 심한 경우는 생리식염수를 정맥주사 한다.

    ◆ 열경련(heat cramps)

    폭염 상황에서 물만 마실 경우 땀을 많이 흘리면서 염분이 부족해 열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열경련은 더 위험한 고온 장애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 더운 곳에서 작업을 했다가 2~3일 쉬고 되돌아올 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근육 경련이 30초 정도 일어나지만 심할 때에는 2∼3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경련은 어느 근육에나 일어나지만 다리·복부 근육 등 자주 사용해 피로한 근육에 주로 일어난다. 피부는 습하고 차가우며, 체온은 정상이거나 약간 상승하는 게 특징이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환자를 충분히 쉬게 하는 것이다. 환자를 시원한 곳에 눕히고 생리식염수를 정맥주사하거나 먹인다. 이온음료나 스포츠 음료를 마시고, 경련이 일어난 근육은 마사지로 풀어주도록 한다. 

    ◆ 열실신(heat syncope, 졸도)

    열실신은 폭염 상황에서 실신하거나 현기증이 나며 급성 신체적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이다. 체액이 부족하거나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심한 육체 노동 후 2시간 이내에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의식 상실이 주요 증상이다. 열 실신이 일어나기 전에 어지럽거나 구역, 발한, 위약감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피부는 차고 습하며 맥박은 약하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100 mmHg 이하를 보인다.

    열실신이 발생할 경우, 시원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액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찬물을 조금씩 먹인다. 대개는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 스스로 회복된다.

    ◆ 열부종

    외부의 온도가 높으면 인체는 열을 발산하기 위해 체표면의 혈액양을 늘리고 심부의 혈액양은 감소시킨다. 이런 상태에서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흔히 다리에 부종이 생기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다리를 올린 자세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된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관계자는 "탈수 예방을 위해 물 자주 마시기, 낮 시간대 활동 자제, 충분한 휴식,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 착용 등 폭염 대비 건강수칙을 준수해달라"며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뇌졸중 등 만성질환자는 폭염에 더 취약하므로 각별히 주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