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맨 이달부터 주 50시간제 적용… "기존 연봉 수준 하락 불가피"쿠팡에서 도입을 검토 중인 '2WAVE'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속출
  • ▲ 로캣배송을 하는 쿠팡차량. ⓒ진범용 기자
    ▲ 로캣배송을 하는 쿠팡차량. ⓒ진범용 기자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되면서 쿠팡이 자체 직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배송 직원 쿠팡맨 근무시간 단축 등을 위해 배송 시스템을 다방면으로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영업 영역인 도소매·유통업(특례제외업종)은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아직 강제성이 없다. 다만 쿠팡은 文 정부의 취지에 맞춰 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쿠팡맨에게도 도입한 상태다.

    기존까지 쿠팡맨의 근로 시간은 일 11시간(8+3)이었지만, 이달부터 '주 50시간제'가 적용되면서 일 10시간(8+2)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업무시간 단축에 따라 쿠팡맨의 월 급여 감소, 1인당 하루 평균 배송량 증가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 50시간제'가 적용되면서 쿠팡맨의 월 근로시간은 이전과 비교해 20시간가량 줄었고 이에 따라 급여도 20만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전까지 쿠팡맨의 급여는 약 4000만원~4500만원 (주6일 근무 기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주 50시간제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쿠팡맨의 연봉 수준도 하락할 수 밖에 구조다.

    업무량 가중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한 쿠팡맨은 1인당 하루 평균 배송량이 지난해 말 기준 200여건에서 최근 230~240건으로 늘어 업무량이 증가했는데 근무시간 단축까지 이어지면서 휴식 시간인 1시간을 고스란히 업무시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성토하기도 했다.

  • ▲ 청와대 국민 참여 게시판에 올라온 글. ⓒ청와대 국민 참여 게시판 캡처
    ▲ 청와대 국민 참여 게시판에 올라온 글. ⓒ청와대 국민 참여 게시판 캡처
    쿠팡에서 시행한 '주 50시간제'에 따른 부작용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쿠팡에서 도입을 검토 중인 '2WAVE'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일찍부터 나오고 있다.

    '2WAVE'란 기존 쿠팡맨의 통상적인 근무시간이었던 오전 8시 출근 오후 7시 퇴근을 오후 출근 밤 퇴근, 새벽 출근 오후 퇴근으로 바꾸는 시스템이다. 주 50시간 근무와 늘어나는 업무량을 맞추기 위한 쿠팡의 새로운 시도인 셈이다.

    그러나 일부의 쿠팡맨들은 文 정부에서 주 52시간을 도입하는 이유인 '워라벨'(Work-life balance)과 해당 시스템이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업무 시간이 오후와 새벽으로 변경되면서 저녁 시간을 즐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유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작성자는 "쿠팡의 전체 물량 70만개 중 쿠팡맨이 50만개를 소화하고 20만개는 타 택배사를 통해 배송되는 구조"라며 "쿠팡에서 2교대로 전환하는 이유는 적은 인원으로 타 택배사에 전환하지 않고 주야로 배송해 타사로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려는 방법이다. 주 52시간을 이용한 꼼수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쿠팡 측은 '2WAVE' 시스템은 고용 창출을 위한 방법이라며 해당 내용을 반박했다.

    쿠팡 관계자는 "2WAVE는 쿠팡이 물류 하드웨어를 단기간에 확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고용을 계속 늘리는 방법이고,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재 2WAVE는 내부에서 논의 중인 단계로 아직 도입되지 않았고, 주 52시간과도 무관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